[앵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결제를 한 사람들의 신용카드를 복제해서 1억 2천만 원을 사용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주유소 주인과 짜고 5천여 명 고객들의 카드를 복제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7일, 광주의 한 귀금속 전문점입니다.
모자를 쓴 남성이 들어와 60만 원어치 금목걸이를 고르더니 신용카드를 내밉니다.
그런데 승인이 나지 않자, 이번엔 다른 카드를 꺼내 결제를 하고 유유히 나갑니다.
경남 창원의 금은방에서도 한 남성이 금목걸이 90만 원어치를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같은 시각, 이 금은방을 방문한 적 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결제 내역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가 갔습니다.
누군가 신용카드를 복제해 금은방에서 사용한 겁니다.
피해자들은 전국에서 100명이 넘습니다.
[피해자 : 새벽 4시쯤에 (결제) 문자가 왔어요. 그냥 저는 스팸인 줄 알고 그냥 그 때는 확인을 안 하고요.]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 모두 대전의 한 주유소에서 자신의 카드로 기름값을 결제했습니다.
이 때 카드가 복제된 겁니다.
32살 김 모 씨 등 12명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주유소 업주와 짜고, 손님 5천여 명의 카드를 복제했습니다.
손님이 제시한 카드를 복제기로 읽은 뒤 안에 들어있던 결제 관련 정보들을 빈 카드로 이식한 겁니다.
[피해자 : (주유소에서) 제가 카드는 언제 주세요? 했더니 결제중입니다 라고 말한 게 제가 기억이….]
이렇게 만든 복제 카드로 귀금속 등을 구입하는데 1억 2천만 원을 썼습니다.
[박 모 씨/카드 사용 피의자 : 여기 돈이 입금돼 있으니 노트북을 사와라. (다음에) 추가로 입금돼 있으니까 이거 사와라 그러더라고요. 금을 사와라 이러더라고요.]
경찰은 복제가 어려운 IC칩 카드 사용을 권합니다.
무심코 건넨 신용카드가 나도 모르게 복제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