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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톱 들고 강정마을 '진군'…경찰 "국가 불법개입" 결론

입력 2019-05-29 20:39 수정 2019-05-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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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6일
[죽여 죽여!]
[아저씨 하지 마세요. 파이프 통이 아니라, 내 손목을 자르는 거예요.]

[앵커]

2012년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영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이 비서실장 시절 시작된 이 사업에 대해서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한, 그 사건이기도 하지요. 오늘(29일) 경찰이 해군기지 반대 시위 과정에 '국가가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한창이던 2012년 초, 구럼비 바위 발파를 막는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합니다.

경찰이 시민들의 팔이 들어간 파이프 통을 망치로 깨고, 톱으로 자릅니다. 

[인간 백정이네. 인간 백정]

[대한민국 경찰이니까 이렇게 무리하게 지금 풀지!]

경찰청 진상조사위원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집회 진압을 "국가기관이 부당하게 개입해 인권을 침해한 사건"이라고 결론냈습니다.

[유남영/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 (정부와 제주도는) 일방적으로 사업을 결정한 다음에, 반대 주민들과의 갈등은 경찰력과 사법적인 쟁송을 통해 해소시켰습니다.]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경찰과 해군, 국정원 등이 강경 진압을 공조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있습니다.

2008년 유관기관 대책회의에서는 "인신 구속해야 반대 수위가 낮아진다", "분열은 좋은 상황"이라는 대화까지 오갔습니다.

해군기지 기공식 이후인 2011년 8월부터 1년간 경찰은 경력 2만 명을 제주에 투입했습니다.

관계자들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집회시위에도 체포·구속 등이 남발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이버 여론 조작도 벌였습니다.

조현오 청장 시절 인터넷을 통한 국책사업 반발 관리가 성과로 꼽힐 정도였습니다.

국정원과 기무사는 시위자 등 민간인 정보를 수집해 청와대에 넘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군과 국정원으로부터 많이 휘둘렸다"고 말했습니다.

[권미혁/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정원을 통해서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런 부분들이 드러나게 된 것이죠. 주민들 입장에서는 공권력들이, 국정원이 뒤에 있었는 지도 아마 몰랐을 것이지만…]

진상조사위원회는 해군기지 사업 관련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을 경찰청에 권고했습니다.

(자료제공 : 권미혁 의원실·강정해군기지반대주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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