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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속에서 기지개 켜는 꿈…'대지진 4년' 네팔을 가다

입력 2019-04-29 08:20 수정 2019-04-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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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이른바 불의 고리를 중심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 우려가 큰 상황이죠. 지난 2015년 이맘때 네팔에서는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나서, 9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었는데요. 4년이 지난 지금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희망도 보입니다.

서준석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이들이 4년 전 공포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무너진 전봇대는 차를 덮쳤고, 뿌리째 뽑힌 나무는 이곳 저곳을 뒹굴었습니다.

거리에는 다친 사람들이 쓰러져 있습니다.

[디피카 : 저는 바깥에서 놀고 있는데 엄마가 저를 데리러 오셨어요. 집에 가니 오빠가 잔해에 깔려 죽어있었어요.]

아이들 대부분이 4년 전 재앙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크리스티나 : 집에 있다가 (느낌이 이상해) 밖으로 나왔는데, 5초 뒤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7.8 강진이 덮친 그날, 네팔의 지진 피해는 유달리 심각했습니다.  

진원의 깊이가 낮았고, 주택이 모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8900여 명이 숨졌고, 2만 3000여 명이 다쳤습니다.

배움터이자 보금 자리였던 학교 2만4000여 곳이 무너졌습니다.

[아닐 : 너무 무서웠어요. 삼촌이 넓은 데로 나가자고 해서 나갔지만 (피하지 못한) 할머니는 돌아가셨어요.]

4년이 흐른 지금도 네팔 곳곳에선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네팔에서 가장 높았던 탑은 평범한 건물 높이로 주저앉았고, 옛 왕궁터 곳곳에는 무너진 사원이 섞여 있습니다.

대지진을 겪은 사람들의 트라우마도 여전합니다.

[마야 : 바로 앞 언덕 너머 어머니가 사셨어요. (지진 때문에) 며칠 동안 어머니 시신 근처에 가지도 못했어요.]

아이들의 피해는 더 심각합니다.

아동 인신매매 범죄가 지진 직전 보다 10배가량 늘어났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사창가와 공장에 팔려가야 했습니다.

[아스빈 : 어린 여자아이를 팔고, 돈을 받는 어른들 모습이에요.]

하지만,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폐허 속에도 희망이 싹트고 있습니다.

지진 피해가 가장 심했던 신두팔측에 국제구호기구가 지은 학교입니다.

3살 넘는 어린이부터 우리나라 고등학생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이 학교는 총 300명 넘는 아이들의 배움터입니다.

학교 곳곳에는 휠체어를 탄 학생도 다닐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가 마련돼 있고요.

또 외부인의 출입도 막을 수 있는 담장도 새로 생겼습니다

[김동주/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 : 지역 학교 건물 90% 이상이 무너져 아이들이 공부할 곳이 없었고, 놀 곳이
없었기 때문에…많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고 공부하는 추억의 공간이 됐으면…]

아이들도 새 보금자리에서 밝은 미래를 꿈꿉니다.

[의사가 돼서 아픈 사람을 돌보고 싶어요.]

['부다라마(네팔 가수)'의 노래를 매일 불러요. 저도 나중에 가수가 되고 싶어요.]

최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연쇄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

구호 전문가들은 대형재난을 당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조언합니다.

(영상디자인 : 박지혜·박성현)
(취재지원 :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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