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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이달의 스승 친일 논란과 '오, 나의 선장'

입력 2015-03-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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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오, 나의 선장' 오늘(26일)의 단어입니다.

조선 순조 시기 효명세자의 입학식을 기록한 '왕세자입학도첩'을 보고 계십니다.

당시엔 장차 왕위에 오를 왕세자도 스승 앞에서는 예의를 지켜야 했습니다. 격이 낮은 서쪽 계단을 이용했고 책상도 사용하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었답니다. 스승은 그만큼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의미였겠지요.

얼마 전 한 교수가 쓴 칼럼에 나온 문장입니다.

"교수와 학생은 갑을관계가 아니라 사제지간입니다"

별다른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교수와 학생은 스승과 제자 사이라는 것. 모르는 사람 없는 매우 당연한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수가 이 말을 강조한 이유… 무엇일까요?

요즘 대학에선 스승이란 말. 또 존경이란 단어. 함부로 꺼내기도 민망한 상황이 됐습니다.

제자를 성추행한 교수와 쉬쉬하며 덮으려는 학교들. 또 불이익을 우려해 침묵해야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 JTBC 보도를 통해 여러 차례 전해드린 바 있었지요. 지위를 이용한 대학 내 교수들의 갑질은 다른 교수들의 얼굴마저 화끈거리게 만듭니다.

또 있습니다. 바로 교육부가 선정한 '이달의 스승'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3월의 스승으로 선정된 최규동 전 서울대 총장의 친일논란이 불거져 황급히 선정이 취소되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의 검증결과 교육부가 선정한 이달의 스승 12명 중 무려 8명이 친일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왜 이렇게 스승이 없나" 이런 생각들을 하시겠죠. 그런데 한편에선 이런 반론이 나옵니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도 일본군 점령 당시 통역을 했듯 생계형 친일인지 여부를 고려해봐야 한다"

이런 논리라면 친일로 비판 받을 사람이 어딨겠느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교육부는 '야단을 좀 맞더라도 사업은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중 클라이맥스 장면입니다.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는 키팅 선생을 향해 Oh Captain, My Captain~ 오, 나의 영혼의 선장이라고 외치지요.

많은 이들이 영화 속 키팅의 모습에 감동했고 지난해엔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교육부가 정한 이 달의 스승을 보면서 남의 나라 영화 속에 나오는 스승을 생각해야 하는 심정. 착잡합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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