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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하소서"…밀양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위령제 엄수

입력 2018-02-03 15:41 수정 2018-02-03 15:43

유가족·시민 등 1천여명 참석…"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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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시민 등 1천여명 참석…"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영면하소서"…밀양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위령제 엄수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합동 위령제가 3일 엄수됐다.

밀양시는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밀양문화체육관에서 화재 참사 희생자 40명에 대한 합동 위령제를 개최했다.

체육관 1·2층을 가득 채운 유가족, 시민 1천여명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추도사에서 "불귀의 객이 되신 분들은 밀양시민이자 아버님, 어머님, 형제, 자매, 이웃이었다"며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밀양과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킨 분들을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희생자 영령을 제대로 추모하는 길은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며 "사람이 우선하는 밀양을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도정 책임자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해 죄책감을 느낀다"며 "이 땅 위에 다시는 이런 황망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고인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경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김성환 씨는 "좀 더 따뜻하게, 좀 더 곁에 오래 머물면서 해 드리고 싶은 것이 더 많았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스럽기 한량없다"며 "아쉬움, 안타까움은 모두 저희에게 남겨 놓고 영면하시길 기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밀양을 화합하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세종병원 의료진 3명을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김 씨는 "당직 의사 민현식 씨, 책임간호사 김점자 씨, 간호조무사 김라희 씨는 환자를 구해야 한다는 책무를 다하려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생명을 걸고 환자를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었다"며 "그분들의 살신성인 정신이 존중되도록 보건복지부와 밀양시에 의사자 지정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화재 현장에서 구조에 도움을 준 시민, 화재진압·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한 소방관들, 신속한 장례지원을 한 밀양시 공무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 불필요한 책임추궁은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소방직 공무원 국가직 전환, 소방장비 현대화 다중이용시설 소방입법 강화 등을 통해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면서 추도사를 끝냈다.

유가족,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국화꽃 한 송이씩을 희생자 영정에 바치면서 합동 위령제를 마무리했다.

유가족들은 추도식 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영정을 한동안 떠날 줄 몰랐다.

설삼순(66·여·밀양시 하남읍) 씨는 "동네 주민이 이번 화재로 숨져 합동위령제를 찾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밀양에서 발생하지 않기 바라며 밀양이 꼭 안전한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지금까지 환자, 병원 의료진 등 40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사망자 40명을 포함한 총 사상자 191명은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8년 1월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망 40명·10명 부상) 때보다 더 큰 피해 규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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