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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해경헬기 추락…1명 사망·3명 실종

입력 2015-03-1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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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해경헬기 추락…1명 사망·3명 실종


전남 신안 가거도 해상에서 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했던 해경 헬기가 추락, 1명이 숨지고 나머지 대원 3명이 실종됐다.

14일 목포 해양경비안전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8시27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의 방파제 남쪽 1.6㎞ 해상에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헬기(B-511)가 추락했다.

헬기에는 조종사인 최승호(52) 경위와 백동흠(46) 경위, 정비사 박근수(29) 경장, 응급구조사 장용훈(29) 순경 등 4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박 경장이 사고 해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다른 3명의 대원은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헬기는 가거도 보건진료소의 지원 요청을 받고 맹장염 증세를 보인 임모(7)군을 목포 한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오후 7시24분께 출동, 가거도 방파제 인근에 착륙하던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들은 "헬기가 짙은 안개 때문에 착륙지점을 찾지 못했다. 갑자기 '윙' 소리가 나며 바다로 추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문모씨도 "헬기 소리가 나 집밖으로 나갔다. 불빛만 보여 방파제로 착륙을 시도 중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바닷속으로 들어가 버렸다"고 말했다.

전남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7시께 가거도 공중보건의사가 맹장염 증세를 보이는 임군의 상태가 좋지 않다며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해무가 심해 소방헬기를 운항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보건소장이 해경에 도움을 요청했고 해경 헬기가 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제주와 여수 등에 협조를 요청, 해경 경비정 18척과 해경헬기 6대, 항공기 8대를 비상 소집했다. 사고 해역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장비와 인력을 중심으로 가거도 민간어선 12척, 서해어업관리단 지도선 2척과 함께 조명탄을 쏘며 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해군 3함대에서도 심해 잠수사들을 태운 함정 8척을 수색 작업 등에 지원했다. 이 중 한 척은 맹장염 증세가 악화된 임군을 목포로 이송하고 있다.

119 헬기와 해경 헬기는 심한 해무 때문에 실제 수색에는 동원되지 못하고 있다. 어민들은 자정이 넘어서면서 안전을 우려해 철수했으며 날이 밝는 대로 다시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며 목포해양경비안전서 동료들도 실종자들의 생환을 바라며 구조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생존자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야간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목포에서 배를 타고 4시간 반이나 걸리는 가거도와 육지를 연결해주는 해경 헬기의 추락 소식에 마을 주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가거도에 24시간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공중보건의사 2명과 간호사 2명이 배치된 것은 불과 3년전이었다. 이마저도 수술 등이 필요한 응급 환자의 치료는 불가능해 해경이나 소방본부에 응급헬기를 요청해야 하는 실정이다.

주민 문용신씨는 "우리에게 해경헬기는 생명줄과도 같았다"며 "위로의 말조차 건넬 수 없을 만큼 미안하고 아프다"고 전했다.

보건진료소 한 관계자는 "사고 소식에 주민들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응급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위해 항상 고생하던 분들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한 관계자는 "공군과 해경 항공기, 조명탄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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