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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퇴위 아키히토, '우경화' 일본 사회에 던진 말은…'평화'

입력 2019-04-30 20:51 수정 2019-04-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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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 일본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행사가 마무리 됐습니다. 1989년 즉위한 지 30년 만에 물러나는 것입니다. 왕위를 살아서 물려주는 것은 202년 만입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반성한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갈수록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에 어떤 말을 남길까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일왕으로서 마지막 공식 자리에서 '일본과 세계인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완곡하게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지요.

윤설영 도쿄 특파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윤 특파원, 퇴위 의식이 그렇게 길게 진행되지는 않은 것 같군요.

[기자]

네, 퇴위 의식은 일왕의 왕궁인 고쿄에서 오후 5시부터 약 1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일왕으로서 마지막 발언에서 새 시대가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헌법이나 과거사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아키히토/일왕 : 일본과 세계 여러분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도합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인사말에서 개헌에 의욕을 보일 때 자주 사용했던 표현인데요, "자랑스러운 일본의 밝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앵커]

아키히토 일왕은 전쟁을 경험한 마지막 일왕이기도 하죠. 우리에게는 2005년에 종전 60주년에 사이판에서 전몰자들을 추도한 장면이 인상적으로 기억되고 합니다.

[기자]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 피해지를 찾는 '위령의 여행'을 다녔습니다.

2015년에는 태평양 팔라우를 찾았고, 2005년 사이판에서는 한국인위령평화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20만명 넘게 목숨을 잃은 오키나와에는 11번 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무튼 아키히토 일왕의 그런 행보는 아베 총리의 행보와도 대조적으로 비친 것은 사실이기도 합니다.

[기자]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패전일, 그러니깐 일본으로서는 8월 15일 종전기념일 추도식에서 였습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5년부터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해왔습니다.

아베 정권이 급격하게 우경화하던 시기, 일왕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강하게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작년 12월 재임 중 마지막 생일 기자회견에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도 했는데 이 역시 역사 수정주의로 흐르는 아베 정권에 대한 견제로 풀이됩니다.

[앵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일왕을 국가권력의 중심에 둔 일본의 '천황제'는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식민지배 문제, 이런 것이나 침략전쟁의 이론적 토대로 사용되어왔다는 그런 지적도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기자]

일왕을 정점에 둔 이른바,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핵심역할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왕은 정치적 실권 없이 권위만 갖는 상징적 존재로 남게됐습니다.

하지만 상징적 존재로 격하된 일왕의 새 모델이 전쟁 책임에 대한 비판을 모호하게 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입니다. 퇴위 이후에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었는데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 밤 자정을 기해 아키히토 일왕은 상왕으로 남게 됩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앞으로도 예술 행사에 참석하거나 사적여행을 다닐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퇴위 후 한국 방문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아키히토 일왕은 자신이 백제의 후손임을 밝히고 과거 한반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에 서한을 보내 "퇴위 후에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힘써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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