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대학이 한방 난임치료를 연구하는 데에 보건복지부가 수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해외 학술지가 "이 연구 결과를 심사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라며 퇴짜를 놨습니다.
배양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입니다.
한의약 난임 치료에 관한 겁니다.
복지부가 연구 용역을 주고 연구비 6억 2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난임 여성 90명 중 13명이 임신했는데 인공수정 시술과 효과가 비슷하다는 결론이 담겼습니다.
[김동일/한방 난임치료 연구책임자 : 인공수정하고 동등한 선택지로 한방 난임치료를 두자는 겁니다.]
하지만 해외 학계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한 해외 학술지가 이 논문의 심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사위원이었던 난임치료 전문 연구원은 논문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실제 연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봤습니다.
효과를 검증하려면 치료를 안받은 사람들과 대조해야 하지만 연구에선 이 부분이 빠졌습니다.
일곱 달 동안 쌓인 한방치료 임신 성공률을 한 달 단위로 재는 인공수정 임신 성공률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한 달 단위로 계산하면 한방치료의 임신율은 2%에 불과합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계획이 2년 전에 같은 학술지 심사를 이미 통과했다며 비과학적이라는 비난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복지부는 연구 성과를 다시 검증할 방침이지만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이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