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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 전 대통령, 검찰 조사 이후 이틀째 '칩거'

입력 2017-03-23 18:23 수정 2017-03-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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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검찰 조사 전후로 몸을 바짝 낮추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막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영장실질심사에도 대비하는 걸로 보입니다.

오늘(23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측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검찰 조사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틀째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변호사들의 공개 방문은 잠시 끊겼습니다. 그러나 미용사 자매는 다시 출근 도장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올림머리를 손질했던 미용사 자매는 세월호가 인양되는 오늘도 올림머리를 만졌습니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코너'에 몰린 상황입니다. 그래서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가 어제 새벽 기자들에게 보냈던 메시지는 그야말로 '고육지책'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손범규 변호사는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검사님들과 검찰 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습니다. 검찰이 소설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던 게 엊그제 일인데, 180도 태도가 바뀌어서 말이 많았죠.

추궁을 당하기보다는 하고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조사 방식에 만족감을 표시한 걸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구속 수사를 피하기 위해 극도로 몸을 낮추려는 계산된 행동이란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측과 검찰은 다시 치열하게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돕고 있는 황성욱 변호사는 "구속영장 청구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너에 몰린 박 전 대통령의 전략은 이렇게 '구속은 피하자는 심산'이라고 봐야 할 텐데요. 또 하나의 전략은 공모관계인 최순실과의 관계를 떼어내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최 씨가 한 일이고, 자신은 바보같이 속았을 뿐, 최 씨의 사익 추구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궁금한 것은, 과연 최 씨가 모든 것은 '혼자 저지른 일'이라며 안고 갈 것이냐, 그러니까 박 전 대통령을 감싸고 돌 것이냐는 것이겠죠. 이건 현재로선 알기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지금까지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과 있었던 일에 대해 철저히 함구해왔습니다.

[이용구/국회 측 대리인단 변호사 (1월 16일) : 피청구인이 증인에게 두 재단이 설립될 예정이니 재단운영 좀 잘 돌아가는지 확인해 달라 이렇게 지시했죠?]

[최순실 : 저는 검찰 심문을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유도신문에는 대답 안 하겠습니다.]

[이용구/국회 측 대리인단 변호사 (1월 16일) : 증인 검찰에서 한 얘기 물어보는 거예요. (여긴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최순실 : (한 적 있습니까? 없습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전여옥 전 의원은 '피보다 진한 물'이라는 두 사람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남보다도 못한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 씨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거란 얘기죠.

마지막으로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블랙리스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해서는 한사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데요.

[박근혜/전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 / 1월 1일) : (지금 특검수사에 이른바 세간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게 그로 인해서 전, 현직 장·차관들이 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가 많고 그런데 저는 전혀 그것은 알지 못하는 일입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특검팀 미공개 질문지를 보면 박 전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내린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초,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좌편향' 문예지에 대한 정부 지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정부 지원금에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고등학교 시절 은사의 민원을 받은 뒤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은사는 박 전 대통령의 성심여고 시절 담임 교사로 이후 문학 평론가로도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검찰 조사 후 이틀째 칩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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