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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좋아 보이시네요"…도심 포교행위 활개

입력 2014-10-0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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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좋아 보이시네요"…도심 포교행위 활개


"저기요 복이 많으시네요"

낯선 여자 2명이 다가와 길을 가던 한 사람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인덕보다는 천덕이 더 많아 보이세요"

이 낯선 이들은 미소와 함께 친근감을 나타내며 '점잖은' 행인을 그럴듯한 말로 현혹하고 표정을 살피는 것이 주요 일과인 듯 보였다.

반면 이들과 접한 일부 행인들은 끈질긴 접근과 속 보이는 표현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이들의 호의를 거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춘천과 원주 등 강원도 내 주요 도심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번화가를 중심으로 특정 종교의 지나친 포교활동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뉴시스가 춘천시 명동 도심에서 소위 '도를 아십니까?'라고 불리며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을 최근 따라가 보았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말쑥한 차림에 두 남자, 길 가던 행인들을 대상으로 말을 건넸지만 흔쾌히 이들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행인은 보기 힘들었다.

연거푸 대화 실패 후 눈에 띈 취재진에게로 다가와 또다시 말을 걸었다.

"인덕보다는 천덕이 많아 보이시네요"라는 묘한 말을 시작으로 이들은 취재진의 신상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직업부터 나이, 사는 곳까지 연달아 물은 후 취재진이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자 이내 한적한 곳에서의 대화를 권유했다.

수도하는 사람들이라고 밝힌 두 남성은 취재진을 상대로 설교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대화 내용은 세상 사람들이 지은 죄가 많아 수행과 도를 닦음으로 이들의 욕심을 씻겨 주기 위해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신들은 우주의 주인 '미륵부처'를 섬기고 있고 이는 종교가 아닌 수도를 하는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뉴시스는 해당 종교에서 미륵부처를 향한 제(?)를 지내며 이 때문에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접보를 받고 관련 질문이 사실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이들은 펄쩍 뛰며 해당 내용에 반박했다.

"제를 지내는 것이 아닌 정성을 지내는 것이고 내 업보를 닦기위한 하나의 예이자 도리로 10만원이던 100만원이던 할 수 있는 것이지 편취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실제 지난 2012년 인천에서 "조상에게 공을 드려야 한다"며 제사비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특정 종교단체 2명에게 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사례가 있었다.

해당 종교단체는 지병이 있던 신자를 대상으로 "조상님께 정성을 들이면 낫는다"고 속여 제사비 명목으로 200여 만원의 금품을 가로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종교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복이 많아 보인다'는 호의적인 접근에도 상당수가 대화를 뿌리치거나 심지어 욕을 하기도 하며 강경하게 거절하고 있다.

평소 포교 권유를 자주 받는다는 정모(29·여)씨는 "처음에는 복이 많아 보인다는 소리에 기분이 좋았지만 이내 특정 종교의 포교 활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상당히 불쾌했다"며 "내가 만만하고 우스워 보이는 것은 아닌지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방모(31)씨는 "이들이 포교활동을 하는 방식에 대해 익히 들어 온 터라 나에게 닥치면 단칼에 거절할 요량이었다"며 "그러나 길을 잃은 듯 다가와 길찾는 낯선 이들에게 흔쾌히 길을 알려줬지만 이내 검은 속내를 드러내 순간 당했다"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특정 종교의 지나친 포교 활동으로 금전적인 피해사례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실상 법적 처벌 규제가 미비해 피해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저스티스의 황윤상 변호사는 "포교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신념을 강요하는 기만행위는 기본권 침해에 해당되지만 법적 처벌까지는 어렵다"며 "제사를 명목으로 금품을 편취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기죄에 해당되나 검증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강력하게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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