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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0곳 중 7곳 등록금 카드 납부 거부…고금리 사채로 학생 내몰아

입력 2013-08-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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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학기 등록금 납부시기가 성큼 다가왔지만 10개 대학 가운데 7곳은 등록금 카드 수납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국 363개 대학 가운데 올 2학기 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대학은 118곳으로 전체의 32.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학생 수가 많은 고려대·경희대·한양대·한국외대·국민대·광운대·숙명여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등록금 카드 수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카드로 등록금을 결제할 수 있는 대학에서는 개별 카드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무이자할부 제도를 이용해 한 번에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카드 수납이 불가능한 학교에서는 이런 혜택을 누리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현금으로 마련하지 못한 일부 학생들의 경우 고금리 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20.4%가 등록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적이 있거나 계속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제2금융권을 통해 연 20~30%에 달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5)씨는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카드 무이자할부로 등록금을 납부해 비교적 부담이 적지만, 우리 학교는 등록금을 카드로 낼 수 없어 불편하다"며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제2금융권을 찾는 학생들도 많다 "고 설명했다.

대학생 아들을 둔 윤모(53)씨는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원을 넘는데 이를 한 번에 납부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라며 "카드로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등록금을 카드로 받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굳이 가맹점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카드결제를 허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에 적용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1%대 후반으로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은 2.1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들일 돈이 있다면 차라리 등록금을 낮추는 게 낫다"며 "앞으로도 등록금 카드결제는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SK·BC카드 등은 오는 2학기 대학등록금 납부철을 맞아 최장 12개월까지 무이자 또는 부분 무이자할부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무이자할부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카드사에서 모두 부담한다.

이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은 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성균관대 등 100여개 대학이다.

신한카드는 서울대·충북대·경인교대 등을 포함한 20개 대학을 대상으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서울대를 제외한 19개 대학에 대해서는 최대 6·10·12개월까지 무이자할부를 진행하되, 일부(2~4회차) 할부 수수료만 고객이 부담하는 '부분 무이자할부 제도'도 진행한다. 서울대는 4~6개월 할부 결제를 하면 모든 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KB국민카드는 이화여대·서울교대·부산교대 등 34개 대학, 삼성카드는 이화여대·성균관대·건국대 등 전국 40개 대학을 대상으로 부분 무이자할부 행사를 진행한다.

송원대·동신대·선린대 등 7개 대학의 학생은 롯데카드를 통해 2~3개월 무이자할부 결제를 할 수 있고, 목원대·대덕대·서울디지털대 등 3개 대학의 학생은 2~5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하나SK카드는 부산대·충남대·우송대 등 7개 대학을 대상으로 2~3개월의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BC카드는 서울대·연세대·충북대 등 24개 대학에 대해 무이자할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무이자할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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