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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 드러누운 세월호 유족…경찰과 몸싸움도

입력 2014-07-16 18:49

"진실 밝혀달라"…단원고 생존 학생들 도보행진 마쳐

여야, '세월호 특별법' 협상 결렬…다시 만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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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 드러누운 세월호 유족…경찰과 몸싸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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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에 드러누운 세월호 유족…경찰과 몸싸움도


국회 앞에 드러누운 세월호 유족…경찰과 몸싸움도


16일 오후 3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0여명의 이틀에 걸친 도보 행진이 끝이 났다.

학생들이 15~16일 이틀간 걸어온 거리는 약 32㎞에 이른다.

전날 오후 5시께 수업을 마친 뒤 광명시 하안동에 위치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까지 약 21㎞를 걸어 하룻밤을 묵었고, 16일 오전 9시부터 11㎞를 다시 걸어 최종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30도 안팎의 무더위 속 강행군이었지만,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행진 때 중도하차 하거나 다친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에는 'Remember(기억하라) 0416', '보고 싶은 친구들아 사랑해', '얘들아 힘내' 등의 문구가 쓰인 노란 깃발과 피켓이 들려 있었다.

학생들은 지난 8일 일부 유족이 진도 팽목항으로 도보 순례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도보 행진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 길을 걸어오면서 시민들의 열렬한 응원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다.

더운 날씨에 목을 축이라며 음료수를 건네는가 하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목 놓아 우는 시민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우신초등학교에서부터 도보 행진에 동참한 신학생 김은경(37·여)씨는 "살아있어 준 아이들이 고맙다. 고통을 잘 이겨내고 있는 것도 대견하다.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11년간 미국에서 지내다가 최근 귀국했다는 직장인 김모(27·여)씨는 "아이들이 온다기에 응원하려고 일하는 와중에 잠깐 나와 봤다. 마음 아픈 소식을 뉴스로만 접하다가 생존학생을 직접 만나니 더욱 안쓰럽다. 아이들을 거리로 내몬 나라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이날 발달장애 청소년 대안학교인 사람사랑나눔학교 학생 10명과 선생님들이 여의도공원에서 도보행진에 합류했다.

청년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팔짱만 낀 채 눈치 보는 정부와 정파적 이익에 눈이 먼 국회를 꼬집는 이들도 수두룩했다.

중학교 1학생 아들과 함께 세월호 전국도보순례를 참여했던 목사 송정근(54)씨는 "어제(15일) 가족들이 국민 서명용지를 들고 국회에 갔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오늘도 나왔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참히 짓밟았다. 나라가 이래갖곤 안 된다. 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게 옳다"고 성토했다.

구로동거리공원에서 합류한 대학생 정모(22)씨도 "세월호 참사와 같은 불행한 일이 터졌을 때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가족들이 추천하는 자문단이 참여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특별법은 마땅히 제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동행한 학부모를 포함해 50여 명이었던 행진 대열은 일반 시민들의 가세로 국회에 다달아서는 200여 명까지로 불어났다.

행진때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학생들은 국회에 도착해 단식농성 중인 유족들을 마주하자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학생 대표 신모(17)군은 "(숨진) 친구들에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에 걷기로 했다"며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이 모습에 지난 14일부터 사흘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온 유족들도 통곡했다.

신 군을 비롯한 학생들이 희생된 친구의 부모님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이날 아침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한 뒤 이틀간 손에 고이 쥐고 왔던 추모 깃발을 국회 담벼락에 꽂았다. 이후 준비한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경기도 안산으로 돌아갔다.

이날 학생들이 도보행진을 마친 후 농성 중이던 세월호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이 경찰과 대치하는 일이 빚어졌다.

유족들이 도보 행진한 학생들과 만난 뒤 다시 국회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경찰과 방호원들이 막아선 것이 화근이 됐다.

화난 유족들은 "문을 열라", "잘못한 게 없으면 나와라"라고 외치면서 인도에 드러누웠다. 일부는 채증하던 경찰관의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하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 측은 "유족들이 입장할 때 일반 시민들이 뒤섞여 들어오려고 하자 (경찰이) 제지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담판 회동을 가졌지만,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배포한 자료에서 "오늘 중으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대통령 면담 추진 등 더 강력한 행동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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