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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이달부터 아프간 철군 시작…탈레반 위협 고조|아침& 세계

입력 2021-05-03 09:05 수정 2021-05-03 10:36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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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해온 미군들이 당초 일정대로 지난 1일부터 철군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전쟁의 위기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프카니스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철군 하루 전날인 4월 30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폭탄 차량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1일에도 유조 차량 수십 대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지난 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북부 외곽에서 유조 차량과 트럭 50여 대가 불탔습니다. 맨 처음 유조 차량 한 대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인 뒤 주변에 있던 차량으로 불길이 빠르게 옮겨붙었습니다. 최소 9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이 폭발했습니다. 27명 넘게 목숨을 잃었고 9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상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차량 폭탄 테러 피해자 :  지인들과 함께 제 가게에 있었는데,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 모든 문과 창문이 부서졌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차량 폭탄 테러의 배후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단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탈레반 반군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발표 이후 탈레반이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미군이 철군을 시작하기 하루 전날 발생했기 때문에 탈레반 반군을 의심하고 있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20년이 되는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2천 5백 명의 철군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우리는 9·11에 우리를 공격했던 테러리스트들을 잡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보여준 가치와 용맹, 희생 끝에 이제 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입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줬다는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뒤 20년째 주둔해왔습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계속해서 저항하면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맺는 조건으로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 철군을 끝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 완료 시한을 오는 9월로 미루면서 탈레반은 평화 협상을 거부하고 위협의 강도를 높여 왔습니다. 어제는 9.11 테러 주범으로 꼽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지 1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하더라도 러 집단의 위협에 방심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중동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연구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미국이 철군 시한을 당초 약속보다 미루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철군이 시작됐잖아요. 그만큼 잡음이 없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탈레반 왜 이렇게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을까요?

    사실 탈레반으로서는 잃을 것이 없죠. 계속적으로 혼란을 가중하면 좋은 일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계획을 바꿔서 철수를 번복하지는 않을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죠. 미국이 사실은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 지난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쏟아 부은 군비만 해도 우리 돈으로 2200조 원이 넘습니다,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요. 만약에 더 잡는다면 3000조까지도 갈 수 있는 돈인데요. 그런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군대를 주둔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레반으로서는 지금 현재 계속 미군을 공격하는 것은 잃을 것이 없는 아주 꽃놀이패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특히나 어제 같은 경우에는 빈라덴이 10주년 기일이었기 때문에 여기에도 일종의 보복의 메시지도 있고요. 또 어제는 탈레반 쪽에서 말을 했습니다. 올해 5월 1일날 나갔어야 되는 건데 왜 안 나갔느냐. 그리고 거기에 대한 약속 위반으로 자기네들이 공격을 한다라는 그러한 의미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계속적으로 이런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미군이 완전히 철수한 뒤에 말이죠, 아프가니스탄의 상황도 우려가 됩니다. 군사력 공백으로 탈레반이 세력을 크게 확장하면서 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사실은 미군 사령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 군대가 잘 훈련돼 있다고 말은 했습니다마는 탈레반과 싸울 때 외국의 지원 없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말을 흐리고 있거든요. 따라서 미국이 빠지고 나토군이 빠지면 당연히 지금 아프가니스탄은 내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이럴 경우에 미국이 다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약간 의문이 갑니다. 왜냐하면 79년에 소련이 여기를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지만 실패를 했고 미국도 실패를 했거든요. 제국의 무덤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지금 굉장히 고민스러울 겁니다. 아프가니스탄의 군대 자강력을 믿을 수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입니다.]

 
  •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의 혼란을 틈타서 IS와 알카에다 같은 다른 무장 세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큰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알카에다가 현재 약화되었다고 얘기는 했지만 이 세력들이 절대 사라질 세력들은 아니고요. 앞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중심으로 해서 파키스탄과 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쪽 지역이 엄청난 산악지대고 이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쟁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알렉산더, 소련 전부 다 그러한 지형의 어려움 때문에 결국에는 전쟁에 패배했고 나가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지형에서는 IS나 알카에다 같은 테러세력들이 당연히 똬리를 틀 수 있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안타까운 부분들입니다.]


미군의 공백을 틈타 탈레반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데 정작 국민을 보호해야할 아프가니스탄 주류 정치권은 권력 투쟁과 부패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다시 장악할 경우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인권도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미국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우리를 탈레반의 손에 남겨둔 채 떠나고 있다"고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침&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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