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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차 보자마자 뜀박질…소화기 10대로 큰 불 막은 식당 주인

입력 2021-06-15 18:20 수정 2021-06-16 09:48

소방대원 도착 전 불길 잡아…서울소방재난본부 표창장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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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 도착 전 불길 잡아…서울소방재난본부 표창장 수여

지난달 14일 오후 2시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 야외주차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붙은 택시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 〈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불이 붙은 택시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 〈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
근처 식당에 식사하러 온 택시기사가 주차한 지 10분 만에 택시 본네트 쪽에서 매캐한 연기가 올라왔습니다.

뿌연 매연이 바람을 타고 상가 뒷편으로 난 창문을 통해 상가 건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상가 칼국수집 주인 김화중(61)씨가 냄새를 맡았습니다.

불 붙은 차량을 확인하고 소화기를 가지러 뛰어들어가는 김화중씨 〈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불 붙은 차량을 확인하고 소화기를 가지러 뛰어들어가는 김화중씨 〈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
타는 냄새를 쫓아 주차장으로 가보니 택시에 불이 붙어 있었습니다.


김 씨는 한 치 망설임 없이 가게로 돌아가 소화기를 안고 다시 뛰어왔습니다.

가게에서 들고 나온 소화기를 뿌리는 김화중씨 〈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가게에서 들고 나온 소화기를 뿌리는 김화중씨 〈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
소화기 한 통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어 이번엔 다른 상인들도 나섰습니다. 시장 골목 곳곳에 설치된 소화기를 실어날라줬습니다.

김 씨는 쉴 새 없이 차를 향해 소화기를 뿌렸습니다.

김화중씨에게 추가 소화기를 전달해주는 상인들〈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김화중씨에게 추가 소화기를 전달해주는 상인들〈영상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
김 씨는 "다른 상인들 덕분에 소화기 10대 정도를 확보했고 그것들을 다 썼을 즈음에 불이 잡혔다"고 말합니다.

연신 소화기를 휘두른 지 5분쯤 지나자 불길이 거의 다 잡혔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119 소방대원들은 잔불만 정리한 뒤, 곧바로 현장을 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보이는 소화기'〈영상 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보이는 소화기'〈영상 제공=서울소방재난본부〉
김 씨와 상인들이 쓴 소화기는 서울시 시장 골목 등에 설치돼 있는 '보이는 소화기'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좁은 골목 등 화재취약지역에 설치해왔습니다.

잘 보이는 길가 투명한 보관함 안에 소화기가 담겨 있어서 시민들이 찾기 쉽습니다.

'보이는 소화기'와 김화중씨를 비롯한 상인들의 용기로 큰 불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큰 불을 막기 위해 활약한 면목시장 칼국수집 주인 김화중씨큰 불을 막기 위해 활약한 면목시장 칼국수집 주인 김화중씨
김 씨는 "건물에 불이 붙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단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방차가 오기 힘든 곳에 사시는 많은 분들이 소화기 사용법을 익혀두시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저하지 않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불 붙은 차 보자마자 뜀박질…소화기 10대로 큰 불 막은 식당 주인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일 위기의 순간 용기있게 나서준 김화중씨에게 표창장을 전달했습니다.

김 씨는 상장과 함께 소화기 두 대도 함께 선물로 받았다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최성희 중랑소방서장은 "화재 초기에 소화기는 소방차 한대 이상의 효과가 있는 만큼 평소 보이는 소화기 위치를 확인해두고 화재 발생시 적극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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