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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in UAE]아시안컵에 '잘못 그려진' 태극기

입력 2019-01-12 14:02 수정 2019-01-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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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안컵 C조 2차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전이 열린 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 내 위치한 팬 공간 중앙에 놓인 조형물. 잘못 그려진 태극기가 새겨져 있다.

지금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2019 아시안컵이 열리고 있다.

아시안컵은 월드컵 다음으로 큰 규모의 대회다. '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 아시아 축구 열기가 뜨거운 만큼 아시안컵에는 수많은 아시아 축구팬들이 모인다.

UAE도 마찬가지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아시아 축구의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많은 아시아 국가의 축구팬들이 운집하고 있다.

UAE는 특별한 장소를 준비했다. 아시안컵이 열리는 각 구장에는 축구팬들이 즐길 수 있는 팬 공간을 마련해 놨다. 축구장에서 축구 경기 관람과 함께 더 많은 즐거움을 주기 위함이다.

이곳에는 미니 축구를 할 수 있는 공간, 여러 종류의 게임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또 곳곳에서 각종 퍼포먼스가 열린다. 각 구장마다 콘셉트가 다르다. 눈과 몸이 즐겁다.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들이 꼭 들려야 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색적인 조형물을 전시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한다.

12일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2019 아시안컵 C조 2차전이 열린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이곳 중앙 위치한 조형물이었다. 커다란 축구공에 아시아 여러 나라의 상징들을 새겨 넣었다. 축구팬들의 이목을 끄는 이 장소의 심벌이다.

태극기 건곤감리 4괘의 위치가 틀렸다.

조형물에 한국도 포함됐다. 한국은 '태극기'로 표현했다. 그런데 '잘못 그려진' 태극기였다.

태극 문양은 추상적으로 그렸다고 해도 건곤감리 4괘의 위치가 틀렸다. 그림 전체를 추상적으로 그린다고 해도 곤의 순서는 맞아야 한다. 곤의 위치가 잘못됐다. 제대로 된 태극기가 되려면 곤의 위치에 건이 자리해야 한다.

추상적인 그림이니 뒤집어 그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뒤집어 보면 곤의 위치가 맞다. 하지만 곤의 위치 빼고 모두 뒤죽박죽이 된다. 리의 자리에는 감이 들어가야 하고, 태극 문양 빨강과 파랑의 위치도 바꿔야 한다. 분명 이 태극기는 '틀린 태극기'다.

조형물의 정면 모습.

수많은 아시아인들이 모이는 이곳. 이 태극기를 지켜보고, 이 태극기와 함께 사진도 찍는다. 이날도 많은 축구팬들이 틀린 태극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한류로 인해 한국은 아시아 젊은층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의 활약 속에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런 한국에 애정을 가진 이들이 이 조형물을 본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실제로 한류와 한국 축구가 좋아 얼굴에 태극기를 새기고, 태극기를 들고 다니며 한국 축구를 응원하러 온 스리랑카 팬들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들 역시 틀린 태극기와 함께 한국을 기념했다.

태극기는 한국의 얼굴이다. 잘못 그려진 태극기가 버젓이 아시아 축구팬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이는 한국을 잘못 소개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기의 오류는 이 대회에 초대된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것이다. 사소한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수정이 필요하다.

한류와 한국 축구가 좋아 스리랑카에서 온 한국 축구팬. 얼굴에 태극기를 그리고, 태극기를 가지고 다녔다.

알 아인(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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