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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사죄 없이 떠난 전두환…"국립묘지 안장 불가"

입력 2021-11-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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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가 향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1212 군사쿠데타로 집권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는 등 한국 현대사의 그늘을 드리웠죠. 끝내 사과와 반성은 없었습니다. 오늘(23일) 5.18단체도 입장을 냈고, 국가보훈처는 내란죄 등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엔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끝내 사죄 없이 > 전두환 씨가 사망했습니다. 혈액암 투병 중이었고, 오늘 아침 8시 40분쯤 연희동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생을 마쳤습니다. 1980년 5월 민주화를 외치는 시민들을 피로 진압한 뒤 권좌에 올랐고, 퇴임 이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가 김영삼 정부로부터 사면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역사 앞에 사죄하진 않았습니다.

[민정기/전두환 전 비서관 : 아침에 화장실 가시다가 쓰러지셔 가지고요. 그냥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하셨습니다. 가족 중에 아무도 임종 못하시고 이순자 여사만 계셨는데 미처 연락할 틈도 없이 그냥 갑자기 운명하셨기 때문에, 아무런 응급처치도 못하시고 그냥 돌아가셨습니다.]

193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스무살 육군사과학교 11기로 입교한 뒤 5.16 군사 쿠데타를 지지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친구' 노태우와 함께 밀어주고 끌어주는 육군 내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합니다. 그리고 변곡점이 찾아왔죠.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혼라스러운 정국을 틈타 12.12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신군부' 시대를 엽니다.

[전두환 씨 (1980년 9월 1일 제11대 대통령 취임식 / 화면출처: 행정안전부 대통령 기록관) : 민주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일을 하나씩 해 나갈 것입니다. 본인은 오늘 제11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지금 밝힌 국정운영의 포부와 계획을 성실히 실천할 것을 국민 여러분에게 다짐합니다.]

민주주의라는 명분으로 폭력과 검열을 통해 국민을 길들였습니다. 언론은 강제 통폐합됐고 오직 '땡전뉴스'만을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소위 '사회악'을 잡겠다며 수 만명의 국민을 삼청교육대로 끌고갔죠. 민주화를 외쳤을 뿐인 당시 서울대학생 박종철 군은 고문 끝에 숨지고 맙니다.

군부 독재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결국 전씨는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였지만, 그 마저도 임기를 다 채운 뒤에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다음 차례는 오랜 '친구'에게 돌아갔죠.

[노태우 씨 (1988년 11월 26일 시국관련 특별담화 / 화면출처: 행정안전부 대통령 기록관) : 국가적 위기의 한 가운데 서서 6·29 선언을 할 때 민주주의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어던졌습니다.]

이후 전두환 씨 부부는 설악산 백담사에 은거를 시작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33년 전(1988년) 11월 23일, 전씨의 사망일과 같은 날이죠. 문민 정부가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신군부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시작됐습니다. 전씨는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검찰 소환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골목성명을 발표합니다.

[전두환 씨 (1995년 12월 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 : (만일 제가) 국가의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라면 이러한 내란 세력과 야합해온 김(영삼) 대통령 자신도 (범죄자입니다.)]

1996년 결국 친구와 함께 나란히 내란 및 군사반란 혐의로 법정에 섭니다. 대법원의 결정은 무기징역에 추징금 2205억원. 하지만 2년이 채 안돼 '국민 대화합'을 내세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특별사면됐죠.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완납했지만, 전씨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추징금 956억원을 남겨뒀습니다.

[전두환 씨 (2008년 4월 9일 YTN 인터뷰) : 카메라들 보면 내 사진은 꼭 삐뚤어지게, 인상 나쁘게 (찍어). 젊은 사람들이 나한테 대해서는 아직 감정이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이순자 (2019년 1월 뉴스타운TV) :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에요.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반성하지 않은 전직 대통령. 아니, 반성은 커녕 "5.18 때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 비난하며,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또 다시 법의 심판대에 섭니다.

[전두환 씨 (2019년 11월 7일 / 화면제공: 임한솔 당시 정의당 부대표) :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왜 모르세요. 직접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내가 왜 직접 책임이 있나. 너 군대 갔다 왔냐?]

[전두환 씨 (지난해 11월 30일) : (전두환! 이순자! 대국민 사과해라 이놈들아! 전두환 이 더러운 놈. 대국민 사과해라 이놈아!) 말조심해 이놈아!]

마지막까지 "왜 나만 갖고 그래?" 라는 마음이었을까요? 전씨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했고, 끝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광주는 폭동", "전재산은 29만원" 수많은 논란의 어록만 남긴 채, 대한민국 현대사에 깊은 그늘을 남긴 채 말입니다. 

[민정기/전두환 전 비서관 : 회고록 3권 643페이지에 '글을 마치며'라는 대목이 있는데 그게 사실상의 유서입니다.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 이룬 빛나는 조국 모습을 보고 싶다. 북녘땅이 바라다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 '나 죽으면은 화장해서 그냥 뿌려라' 이런 말씀을 하셨고.]

< "국가장, 일고의 가치 없다" > 전두환 씨 사망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도 살펴볼 텐데요. 청와대는 오전에 별도의 추모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고, 조금 전까지 침묵을 지켰습니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 때는 "과오도, 성과도 있었다"며 유족들을 위로하고 조화를 보냈지만, 전씨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이철희/청와대 정무수석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8일) : 본인(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도 남겼고 유족들이 5·18도 찾아서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에 저는 완전히 다른 경우라고 판단을 하고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는 국가장이나 심지어 국립묘지 안장이나 이런 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조금 전 오후 4시 30분,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의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전씨의 사과가 없었던 만큼 청와대는 유가족에게 대한 위로만 전할 뿐 별도의 조화나 조문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씨의 유족 측은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겠다는 입장입니다. 차기 대선주자들 반응에도 온도차가 있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전두환 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 주범입니다. 사적 욕망을 위해서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께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일단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 위로 말씀드립니다. 돌아가셨고,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얘기를 그분하고 이렇게 관련지어서 하는 건 지금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조문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맨 처음 "전직 대통령이니 (조문을) 가야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가 약 2시간 뒤 당 공보실을 통해 "조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알려왔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성찰없는 죽음은 그조차 유죄"라며 "국가장 이야기는 감이 입에 올리질 않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각 당의 대표들도 조문을 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 "민주당은 전두환 씨 조화·조문·국가장 모두 불가"라며 "정의를 세우는 길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오섭/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반성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거에 대해서 정말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광주가 지역구인 의원으로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화도 나고 그렇습니다. 진짜 화가 납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조문 계획이 없다"고 했습니다. "당을 대표해 조화는 보내겠다"며 "당내 구성원들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라"고 했죠.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많은 국민적 비난을 받았던 엄청난 사건의 주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은 가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문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월 단체들은 "전씨의 죽음으로 5.18의 진실을 묻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전씨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를 바랬지만, 죽음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면서 아무런 사죄나 뉘우침 없이 사망해 원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동년/5·18기념재단 이사장 : 5·18 영령들을 모독하고 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던 학살자 전두환은 역사적 심판을 받지 못하고 죄인으로 죽었다. 우리는 5월 학살 주범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만고의 대역죄인 전두환의 범죄 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나갈 것이다.]

[민정기/전두환 전 비서관 : 백담사 계실 때도 그렇고 그 이후에도 100일 기도 같은 것도 하시면서 광주 그 당시 피해자나 유가족들에 대한 여러 가지 위로의 말씀 같은 거는 계실 때마다 여러 차례 하셨다니까요. 그 이상 더 어떻게 합니까?]

이날 국가보훈처는 "'전씨가 국립묘지법 상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란죄 등으로 이미 실형을 선고 받았기에 국립묘지에는 묻힐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나머지 픽들은 짧고 굵게 짚어봅니다. < 방역 다시 조일까? > 코로나 위중증 환자수가 정부의 마지노선을 훌쩍 뛰어넘는 549명,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을 83%까지 치솟았고, 900명 안팎의 환자들이 병상이 없어 대기중이죠. 이중 절반 가량이 70대 이상 고령층입니다.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 이러한 엄중한 상황들이 계속된다면 어느 정도 방역조치를 강화시키는 부분들 혹은 비상 계획까지도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충남 천안의 한 종교시설에서 신도 209명이 집단감염되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해 집단 공동체생활하고 있었는데요. 전체 확진자 중 약 90%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폭탄? 핀셋? > 어제부로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역대급 세금 폭탄"이란 비판에 정부여당은 "전 국민 98%는 해당이 없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죠. 폭탄이 아닌, 상위 2%를 겨냥한 핀셋 세금이라는 주장입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6억원 집 종부세가 소나타 중형차 세금보다 적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 벤츠 자동차세가 40만원. 25억 종부세 50만원이 폭탄이라고?"라고 적었는데요. 헌데 조 전 장관은 4년 전 자신에게 종부세가 부과되자 "종부세 폭탄 맞게 생겼다"라는 문자를 가족 대화방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 공개된 내용이죠. 조 전 장관은 "종부세 물릴 모양이네, 경남 선경아파트 소유권 빨리 이전해야. 우리 보유세 폭탄 맞게 생겼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정경심 교수 명의로 돼 있다가 이후 조 전 장관 동생의 전처에게 팔렸습니다.

< "국민이 조롱할 것" > 김부겸 국무총리가 어제 기자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일부 장관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된다. 국민들이 조롱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정권이 6개월 남았는데 선거 나간다고 개각을 한다면, 공직자가 조롱당할 일이라 일축한 것이죠. 헌데 장관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 합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경기지사 출마가 거론됩니다.

[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9일) : (경기 지사 출마를 권유는 받고 계시죠?) 그렇게 권유하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마는. 그렇게 늦지 않게 고민을 하고 결정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여권을 중심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과연 김부겸 총리의 말대로 될지 아닐지, 연말·연초 쯤엔 윤곽이 잡히겠죠?

오늘 준비한 뉴스픽 5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떤 소식을 원픽으로 꼽으셨나요? 들어가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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