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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양준일…나의 사랑 리베카'

입력 2019-12-09 21:39 수정 2019-12-2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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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무대에서 노래를 하면 이 날아왔다"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는 것이 싫다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아무도 곡을 써주지 않아서, 서툴지만 혼자 가사를 만들었다"
- 2019년 12월 6일|JTBC < 슈가맨3 >

다들 놀랐고 왠지 모를 미안함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가수 양준일, 지난 주에 < 슈가맨 > 에 출연한 그는 90년대 초반 반짝 활동하다가, 물음표를 남기고 사라진 대중스타였습니다.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탓이었을까,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그 시대에 허락받지 못했습니다.

단지 음악이 하고 싶었지만 한국 사회에 그가 설 곳은 없었고 결국 몇 곡의 히트곡과 궁금증만을 남긴 채 사라진
진정한 슈가맨…

그의 조용조용한 회고담 속에는 그 시절 한국사회의 자화상이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손가락질하거나, 아예 견고한 벽을 쌓아버리는 사회.

가혹했던 그 시절 탓에 몸짓과 손짓 하나까지 예사롭지 않았던 가수는 삼십 년이란 시간 동안 묻혀 지내야 했습니다.

"지금 이 노래가 발표된다면 인기를 모을 수 있을까?"
- 2019년 12월 6일|JTBC < 슈가맨3 >

한편 '지금 시대에 이 노래가 발표된다면 인기를 모을 수 있을까?'

10대를 대상으로 한 질문에 전원 불이 들어와서 화제를 모았는데…

지금 시대에 또 다른 양준일이 등장한다면 과연 세상은 선뜻 환영의 불을 켜줄까?

자유롭고 글로벌한 세상이 되었다고는 하나, 나와 다른 이를 험하게 밀쳐내는 마음은 여전하여 사람과 사람 사이 생각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인터넷과 SNS는 물론, 거리에서는 오늘(9일)도 서로를 향한 삿대질과 욕설의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연예인들은 과거와는 아예 수위 자체가 다른 '악플' 이라는 예리한 칼로 인해서 상처받고 있죠.

세상은 30년 전의 그 대중스타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그 고단한 시절을 온몸으로 겪어낸 뒤에 지금 또한 월세와 일거리를 걱정하며 한국행을 망설였다는 오래된 가수는…

"현재는 음식점에서 서빙… 2주 동안 쉬면 돌아가서 월세를 못 낸다"
"계획이 있다면 겸손한 아빠와 남편으로서 사는 것"
- 양준일/가수

그러나 아빠이자 남편으로 하루하루 겸손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소박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저마다 복잡한 마음을 품은 채 그 장면을 바라보았던 것도 잠시…

다시 우리가 마주하게 된 2019년 말의 한국 사회는 그때와 조금은 달라졌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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