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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한미훈련 '강공모드'…이산가족 상봉 '난기류'

입력 2014-02-06 18:41

국방부 "한미훈련 일정대로"…북한 중단요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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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한미훈련 일정대로"…북한 중단요구 거부

남북 한미훈련 '강공모드'…이산가족 상봉 '난기류'


남북 한미훈련 '강공모드'…이산가족 상봉 '난기류'


이산가족 상봉 성사로 잠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부는 듯 했으나 북한이 들고 나온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로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대로라면 어느 한 쪽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이산가족 상봉이 일정대로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6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성명을 내어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키 리졸브(KR) 및 독수리 합동군사연습(FE)을 하는 것이 인도주의에 맞지 않는다며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연례적 훈련으로 이산가족 상봉과 관계없다며 북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정책국은 "대화와 침략전쟁연습, 화해와 대결소동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다"며 "어제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할 때 괌에서 끌어들인 미국의 B-52 핵전략폭격기 편대가 서해 상공에서 훈련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은 인도주의적 문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정치 군사적 사안에 구애됨이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하면서 일정에 오른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그대로 강행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모한 전쟁행위는 인도주의에 대한 가장 난폭한 침해이고 유린"이라며 "지난 시기 전쟁으로 인해 생겨난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 행사를 위험천만한 핵전쟁 연습 마당에서 치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남북 이산상봉을 빌미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못하게 하려고 한 발짝도 물러섬 없이 몰아붙이는 모양새지만, 우리 국방부도 북한의 요구를 일거에 거절하며 강수를 뒀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은 한반도 방위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훈련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며 "이산가족 상봉과는 별개 문제로 계획된 일정대로 소화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달 말부터 4월 말까지 2개월간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례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연이어 실시한다. 규모는 지난해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독수리 연습에는 한국군 20여만 명과 해외에서 증원된 미군 1만여 명이 참가했다.

북한이 미국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서해 직도 상공에서 타격 훈련을 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군 당국은 연례적 훈련일 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복수의 군 관계자는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 1대가 5일 (괌에서 출격해) 전라북도 군산의 직도 상공에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서해 상공에서 타격연습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지만, 군은 B-52 전략폭격기가 정례적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도 이날 이례적으로 입장자료를 내어 "십년 이상 지속적으로 태평양지역에 전략 폭격기를 순환 출격시켜왔다"며 "특정임무에 대한 세부 사항은 논의할 수 없지만 이를 통해 역내 안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강화시킨다"고 밝혔다.

한미 국방부장관도 이날 새해 들어 첫 전화통화를 하며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공조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북한의 으름장 속에서도 기존 공조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관진 장관은 이날 오전 척 헤이글(Chuck Hagel)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한미 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헤이글 장관은 대한민국에 대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확고한 대한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국 장관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앞으로 긴밀한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방부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날이다. 김관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국지도발 및 전면전을 동시에 대비하고 적의 어떠한 도발도 현장에서 종결할 수 있는 태세를 확립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고했다.

잠깐의 훈풍 이후 갈수록 남북이 모두 대척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이 그동안 말 바꾸기와 책임 전가, 갑작스런 태도 변화 등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인 만큼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산가족 상봉 역시 북한이 결국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말을 바꿔왔다"며 "연례적이고 통상적인 훈련을 문제 삼아 입장을 뒤집거나 조건을 걸고 도발 운운하며 협박을 하는 행태는 일상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런 형태의 남북 관계가 지속돼 왔다는 것이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 뒤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재고 언급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남북 간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합의 파기는) 과거 남북관계에서 수십 년 동안 많이 봐왔다. 신뢰가 확대 재생산되는 남북관계를 위해서는 어제 합의했던 내용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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