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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떼가 돌아왔다…동해안 만선에도 여전히 '금징어'

입력 2020-06-24 21:06 수정 2021-07-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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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징어'라는 건 오징어가 귀해지면서 붙은 별명이죠. 그런데 요즘 동해안에 오징어 떼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새벽이면 오징어를 가득 실은 배들이 항구로 돌아온다고 하는데요. 그럼 '금징어' 값도 좀 떨어질까요?

이주찬 기자가 속초항으로 직접 달려가서 알아봤습니다. 밤새워서 오징어배도 타봤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2시간 40분을 달려갑니다.

동해 속초항입니다.

모처럼 우리 앞바다에 오징어가 많이 왔다고 하는데요.

배에 직접 타서 현장을 가보겠습니다.

오징어떼를 찾아 뱃길로 꼬박 5시간.

어느새 어둠이 짙게 내려앉았습니다.

눈부시게 밝은 조명등으로 오징어를 유혹합니다.

지금 시각은 밤 11시입니다.

출항한 지 8시간 정도 지났는데요, 이제 오징어가 서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선장은 마냥 신이 납니다.

[박경철/오징어잡이배 선장 : 한동안 오징어가 안 나와서 참 힘들었습니다. 작년 한 해는 오징어배 채낚기 어선 매매가 참 많이 됐습니다.]

이달 들어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지난해의 5배가 넘습니다.

동해 수온이 높아지면서 오징어 떼가 바닷가를 따라 올라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경철/오징어잡이배 선장 : 10년 만에 온 풍어인 것 같습니다.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새벽 5시, 오징어로 가득 찬 배가 들어옵니다.

항구가 들썩입니다.

[경매사 : 1만5900원 32호.]

물오징어 스무 마리 한 상자가 1만5900원에 낙찰됐습니다.

지난해엔 한 상자에 9만 원이었는데, 80% 넘게 값이 떨어진 겁니다.

한 마리 4500원짜리 '금징어'가 800원짜리 오징어로 돌아온 셈입니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마트에 가봤습니다.

가격표는 예전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여전히 '금징어'입니다.

[정화순/서울 상암동 : 이게 9900원 두 마리에 비싸지요. 현지에 비해서, 많이 잡힌다고 하는데 강원도에서…근데 (서울) 가격은 안 내려요. 소비자한테는 언제든지 손해예요.]

이달부터 동해안에 '오징어 풍년'이 들었지만, 서울에서 파는 오징어 가격은 이번 주 들어서야 25% 정도 떨어졌습니다.

현지 가격이 바로 반영되지도 않고, 하락 폭도 적은 겁니다.

[도매상인 : (현지에서) 싸졌다고 우리가 바로 싸게 못 해요. 가격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바로바로 값을 내렸다가 현지 경매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 곤란하단 겁니다.

[도매상인 : (현지에서 비싸지면 바로 비싸게 팔잖아요?) 어쩔 수 없죠. 장사꾼인데…]

[도매상인 : 잡아서 드시면 싸요. 그렇게 따지면…]

하지만 이렇게 가격 반영이 늦어지는 동안 당장 오늘이라도 수온이 바뀌고 오징어 떼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동해안 오징어 풍년을 다른 지역 소비자들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단 얘기입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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