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옵티머스 문건 속 '구명 로비 시나리오'…금감원·검찰 대상

입력 2020-10-14 07:5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옵티머스 경영진이 펀드 사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서 '정관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JTBC가 옵티머스의 '구명 로비' 시나리오가 담긴 문건을 입수했는데 7장의 문건은 지난 5월 말쯤 경영진이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입니다. 주요 로비 대상은 금융 감독원과 검찰이었고 로비가 실패할 때를 대비해 도주 시나리오와 집행유예 시나리오까지 준비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JTBC가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입수한 7장짜리 옵티머스 내부 문건입니다.

제목은 '회의 주제'.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5월 22일에 만들어졌습니다.

검찰과 금감원 등 어느 기관에 로비를 집중해야 하는지, 시간을 어떻게 벌고 수사엔 어떻게 대응할지, 경영진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등 크게 6가지 주제로 정리돼있습니다.

핵심 로비 대상은 금감원으로 적혔습니다.

"인맥을 총동원해 금감원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인지 고민하고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함", "금감원의 시간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커버 시나리오를 가동하였음"이라고 나옵니다.

검찰도 언급됐습니다.

"검찰 단계에서는 수사 범위를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질 시점엔 "도주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이를 수사 지연에 활용하는 전략도 담겼습니다.

"주범의 도주로 인하여 수사 진행이 어렵다는 취지의 검찰 작업은 필수"라며 "채 총장님 등과 상담 필요"라고 나옵니다.

국내 정세 등을 고려해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 "집행유예 시나리오로 끝내야 한다"는 문구도 있습니다.

옵티머스의 전 고문이자, 문건에 언급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측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금감원이나 검찰 조사와 관련해 상담하거나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올해 6월 옵티머스와 법률 자문 계약을 취소했고 자문 과정에서 펀드 사기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문건은 옵티머스 사무실에 보관돼 있다, 지난 6월 23일 금감원의 현장 검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후 검찰 수사 자료로 넘어간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문건의 신빙성과 실제 로비 여부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걸로 보입니다.

■ '로비' 경영진 역할 분담…비자금 빼돌릴 궁리도

[앵커]

옵티머스 경영진은 철저하게 역할을 나눠서 움직였습니다. 금융 감독원과 검찰에 대한 로비를 누가 맡아서 어떻게 진행할 지 구체적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자금을 빼돌릴 궁리도 했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이들은 로비의 중심을 금감원이라고 적었습니다.

"검찰은 금감원의 고발 범위에 제한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감원 조사 결과가 검찰의 기소 범위를 결정하고, 기소 범위가 결국 법원 재판 범위를 결정한다'는 식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금감원만 잘 로비하면, 검찰과 법원 단계는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검찰에 대한 작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검찰을 통과기관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을 짰습니다.

경영진의 역할도 나눴습니다.

김모 대표는 "금감원과의 딜"을 맡는 걸, 윤모 변호사는 "포렌식을 포함한 수사 준비"를 담당하는 걸로 정했습니다.

전 청와대 인사의 이름도 옵티머스 관계자의 전언이라며 등장합니다.

'변호사로 수임하지 않은 전 청와대 인사가 이 사건에 관여할 수 있는 사람과 식사하면서 좋게 해결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 청와대 인사가 과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단서도 달아놨습니다.

이들은 이런 로비 시나리오를 짜면서도, 다른 쪽에선 각자 돈을 빼돌릴 궁리를 한 정황도 적어놨습니다.

이 문건은 모호했던 '전방위 로비 의혹'이 실체가 있는 것인지에 접근할 단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신빙성이 없고, 상상에 의존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관련기사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