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해안 어민들이 요즘 해파리 떼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해마다 빨라지는 해파리의 습격 탓에 퇴치작업도 일찍 시작됐는데 문제는 예산이 벌써 바닥났다는 겁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두 척씩 짝을 지은 어선들이 나란히 그물을 끕니다.
30분에 한번씩 끌어올린 그물마다 1톤이 넘는 보름달 물해파리떼가 올라옵니다.
[엄청나게 들어옵니다. 엄청나게 들어와.]
그물 끝에 철망을 달고 배를 몰며 분쇄해보지만 해도 해도 끝이 없습니다.
해파리 탓에 어망이 찢어지고 잡은 물고기를 버리기 일쑤입니다.
어민들은 생업을 포기한 채 하루 8시간씩 해파리 퇴치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영일/어민 : 이것 때문에 아예 두 달 석 달 조업을 못합니다.]
지난해 8월 19일 내려진 해파리 주의보는 올해 두 달이나 빠른 지난달 19일 발령됐고, 경남 남해안 전역과 전남 득량만까지 확대됐습니다.
경남 고성군의 경우 두 달 일찍 퇴치작업에 나서면서 7000만 원의 예산이 거의 소진된 상태입니다.
거제와 창원 등 남해안 다른 지자체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꾸준히 상승하는 점도 부담입니다.
[윤원득/국립수산과학원 박사 : 1년 365일 보름달 물해파리가 계속 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올여름 강한 독성을 지닌 노무라입깃해파리까지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몰려 올 것으로 예측되면서 해파리 퇴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