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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원에 입양된 자매, DNA검사로 20여년만에 친자매 확인

입력 2015-03-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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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아원에서 만나 친자매처럼 지낸 두 여성이 유전자 검사로 20여년 만에 진짜 가족임을 확인했다.

전북 군산에 사는 김모(26·여)씨와 박모(23·여)씨는 태어나자 마자 한 영아원에 맡겨졌고, 이후 7세가 되면서 각자 다른 보육원으로 옮겨 떨어져 지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남달랐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다시 만나게 됐던 것이다. 졸업 후 천안에 있는 같은 회사에 취직해 친자매처럼 의지하며 지냈다.

이후 박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군산으로 내려와 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입학하자 천안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로웠던 김씨는 군산으로 내려와 함께 생활했다.

그러던 중 박씨는 지난 2012년 2월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싶은 마음에 군산경찰서 민원실을 찾아 '헤어진 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김씨 역시 결혼 적령기가 되면서 결혼식에 부모님이 참석했으면 하는 간절한 생각에 자신이 맡겨졌던 영아원을 방문, 부모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어 박씨를 따라 같은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신청 접수를 받은 청문민원실 양미옥 경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친자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그러나 유전자 감식 결과 김씨의 유전자가 잘못 채취돼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양 경위는 김씨에게 다시 유전자를 채취해 검사하자고 연락했다.

양 경위의 요청에 김씨는 설마 하는 생각에 "다음에 기회가 될 때 하겠다"며 거절했다.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지난 2월 군산서 청문감사관실에서 근무를 하던 이종영 경위와 윤경국 경위는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두 사람의 부모를 찾기 위해 다시 수사를 시작했다.

20여년의 수사형사 경험을 바탕으로 영아원과 태어난 병원 진료카드, 영아원 관계자 등을 백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이들을 영아원에 입소시킨 최모(60)씨를 찾아냈다.

두 사람의 친아버지로 확인된 최씨는 어려웠던 경제 형편으로 인해 갓 태어난 딸 2명을 영아원에 맡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2월 말 최씨와 두 사람의 유전자를 채취, 감식을 의뢰해 친자관계가 인정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씨는 "딸들이 해외에 입양돼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평생 만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며 "늦게나마 경찰의 도움으로 딸들을 찾게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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