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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아픔 나눈 움막 정리…철거 앞둔 팽목항 분향소엔

입력 2018-09-02 21:10 수정 2018-09-0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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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진도 팽목항 근처의 작은 섬인 동거차도에는 세월호 인양 과정을 지켜보던 초소인 움막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곳을 찾아 움막을 정리했습니다. 팽목항에 있던 분향소는 내일(3일) 철거됩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엄마 아빠가 다시 찾은 동거차도 앞 바다는 맑았습니다.

세월호가 인양된 뒤 1년 넘게 찾지 않았던 곳입니다.

다시 오기 싫었고, 그러면서 다시 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15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머물던 곳입니다.

매일 지게를 메고 올라가 바다를 기록하고 아이들 이름을 불렀습니다.

길이 났던 언덕은 이제 숲이 됐고, 산마루 움막은 뼈대만 남았습니다.

이제 움막을 정리해야 합니다.

[김도언 엄마 이지성씨 : 앞날을 얘기할 수가 없네요…올수 있을 지…. 다시 살아서 한번 올 수 있을지.]

이제 기다림과 아픔을 나눈 이곳을 마음에 묻기로 했습니다.

노란 리본을 떼는 엄마 눈가가 붉어집니다.

진도 팽목항에서는 한동안 중단됐던 항만 공사가 한창입니다.

분향소는 텅 빈 채 조용합니다.

배 모양 편지와 조형물, 아이들 사진도 그대로입니다.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신발도 네 켤레 남았습니다.

내일이면 철거가 시작되지만, 아직 아무것도 손댈 수가 없었습니다.

분향소 앞을 4년 동안 지켰던 우재 아빠도 이제 이곳을 떠납니다.

[고우재 아빠 고영환씨 : 마지막으로 본 아들 모습이 여기예요. 여기는 진짜 그냥 갈 수 없는 자리예요.]

분향소 철거가 끝나면 여객선 터미널 등 항만시설이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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