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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다"

입력 2016-08-0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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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다"

병자호란 청나라 오랑캐에 쫓겨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

성안의 병사와 민초들은 혹한과 굶주림 속에 47일을 버텼고 그 결과는 역사가 기록한 그대로입니다.

명과 청의 대립 속에서 갈림길에 섰던 조선. 위명(爲明) 즉 명나라와의 의리를 지켜 청나라와 싸우느냐. 존국(存國) 즉 조선의 존립을 위해 청과 강화를 맺느냐

17세기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 조선의 조정은 그렇게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었습니다.

지천 최명길. 당시 청나라와 강화를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백성을 어육으로 만들 수 없다"며 존국, 즉 주화의 길을 택했습니다.

동시에 도의를 저버린 매국노란 힐난을 감수해야 했지요.

최명길에 맞서 척화파를 이끌었던 청음 김상헌이 전쟁이 끝난 후 청태종의 공덕을 기린 비를 파손했다는 구실로 청나라로 끌려가며 읊은 시조입니다.

목숨을 걸고 선비의 지조를 지켰지만, 다시 고향땅 밟을 일이 그리 쉬워보이진 않았겠지요.

요즘으로 치면 G2 즉 두 개의 초강대국 명과 청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조선의 신세가 단지 수백 년 전의 일로만 생각되지는 않는 지금입니다.

"우리가 중국에 나라라도 팔러 가는 것이냐"
"중국의 입장을 강화하고 내부 분열 심화시킬 것이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뒤숭숭한 요즘, 방중길에 오른 6명의 더민주 의원들 때문에 정치권이 좀 시끄럽다고 하죠.

서로 "국익을 생각하라"며 목청을 높이는 상황. 생각해보면 정말로 역사는 반복되는 모양입니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다"

47일의 항전기간 동안 조선왕조실록에 일기처럼 반복된 문구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이 그 때와 같은 누란지계는 아니라고 믿고 싶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 명과 청의 교체기에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조선의 미래를 고민했던 광해군. 훗날 전해지는 '광해군 일기'에는 이런 말이 기록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끝내는 반드시 큰소리 때문에 나라 일을 망칠 것이다"

이쯤에선 역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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