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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관계 악재될라…호주 '미 대선 러 개입 수사' 촉발설에 당혹

입력 2018-01-02 11:15 수정 2018-01-02 11:15

전문가들 "정보 공유 당연" 옹호…호주 총리 "관계 훼손 없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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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보 공유 당연" 옹호…호주 총리 "관계 훼손 없다" 일축

대미관계 악재될라…호주 '미 대선 러 개입 수사' 촉발설에 당혹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착수에 호주가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주 정부가 난감해 하고 있다고 호주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의 외교 참모가 2016년 5월 호주 고위 외교관에게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가능성을 전했고, 이는 호주 정부를 통해 미국 측에 전달돼 결국 FBI 수사를 촉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트럼프 캠프의 조지 파파도풀로스 외교 고문과 영국 주재 호주대사격인 알렉산더 다우너 고등판무관이 당시 런던에서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호주 정부가 좌절감을 느끼고 골치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외교장관(1996~2007년) 출신인 다우너는 당시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을 당혹스럽게 할 이메일 수천 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들었다'는 파파도풀로스의 취중 발언을 접하고 공식 전문을 통해 본부에 이를 보고했다.

이들 이메일은 물론 러시아가 클린턴 후보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해킹한 이메일들이었다.

베테랑 외교관인 다우너는 28세의 파파도풀로스가 한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다가 약 2개월 후 위키리크스에 의해 자신이 파파도풀로스로부터 들은 내용이 폭로되자 뒤늦게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또 호주 정부로서는 이 정보의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조 호키 워싱턴 주재 호주대사가 직접 나서 FBI 측과 이 문제를 다룬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1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NYT 보도에 더 보탤 것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이번 보도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미국이 2016년 9월 이후 주호주 대사 자리를 비워놓고 있는 데 대해서도 미국 행정부에 변화가 있을 때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호주의 전·현직 관리와 전문가들은 호주의 대응이 적절했으며 최우방 국가와의 관계를 놓고 볼 때 정보를 공유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데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또 다우너의 역할이 공개된 것이 호주로서는 껄끄럽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호주 총리 안보외교 고문 출신인 앤드루 시어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정보 공유는 "매우 적절했다"며 다우너 관련 사항이 공개된 것은 유감스럽긴 하지만 매우 놀랄 것은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이클 그린은 다우너의 극적인 등장은 백악관에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호주는 이번 문제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초 취임 직후 턴불 총리와 통화하면서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 체결된 난민교환 협정에 이례적으로 강한 불만을 털어놓았던 데다 턴불이 다음 달 미국 방문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호주로서는 돌출 악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편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다우너 고등판무관은 소셜미디어상에서 트럼프 반대 측으로부터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가디언 호주판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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