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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안 여야 합의 후 '미묘한 기류'…당청 갈등으로?

입력 2015-05-03 20:54 수정 2015-05-0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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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공무원 연금과 관련한 갈등의 모습은 여야에서 여당과 청와대로로 넘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정치부 취재기자와 함께 연금개혁안 이면의 정치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남궁욱 기자. 공무원 연금개혁안 관철, 대통령이 여러번 강조했죠. 그런데 막상 연금 개혁안이 나오니까 청와대에선 아무런 공식 논평이 나오지 않고 있죠. 이거 불만의 표시라고 볼 수 있겠죠?

[기자]

예,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접촉을 해보면 비공식적으론 불만 쏟아내고 있습니다.

당장 여야 합의안 자체가 청와대가 설정했던 개혁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겁니다.

사실 그것보다 청와대에서 더 문제 삼고 있는 건 이런 겁니다. 그 정도의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서 전혀 엉뚱한 국민연금 지급액을 올려줄 수 있는 것처럼 여당이 합의를 해줬고, 그 부분에 김무성 대표도 서명을 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월권 행위라는 게 바로 청와대의 시각입니다.

[앵커]

청와대가 이처럼 못마땅해하는 상황인데, 오늘 인사혁신처는 자화자찬격 논평을 냈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일각에서는 해프닝이라는 말도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였던 연금 개혁에 대해서 정부 내에서조차 일관되고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못 했기 때문에 조율에 실패했다,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야가 개혁안에 일단 합의를 한 뒤에, 서명을 하기 전에 청와대에서 여당을 찾아서 불만과 우려를 전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기자]

예, 취재 결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어제 김무성 대표 따로 만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무성 대표는 어제 오후에 문재인 대표와 함께 합의안에 최종 서명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청와대 뜻에 거스르는 서명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오늘 김무성 대표가 다소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죠. 이건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일부 발언을 보면 그렇습니다. 실제로 오늘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서 "공무원 연금 합의안에 대해 원래 당이 시도하던 것과는 조금 변질이 된 안이다. 미완의 개혁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월권'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160석 거대 여당 대표로선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너무나 순순하게 "맞는 지적"이라고 인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좀 다른 의견이 있을지라도 이번 합의는 잘 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청와대 측의 불만, 본질적으로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4·29 재보선 여당 압승으로 공무원 연금 개혁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는데, 오히려 새누리당 쪽에서 야당의 국민연금안까지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합의를 했죠. 그 배경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기본적으로 김 대표 주변에서는 "그냥 2일로 정해져 있었던 합의 시한에 맞추려 노력했을 뿐이다" 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를 취재해보면 다른 얘기가 나오는데요. 4·29 재보선 패배 이후로 새정치연합이 많이 위축되어 있을 때, 그리고 그 새정치연합의 원내지도부가 이른바 '비둘기파'라고 할 수 있는 우윤근 원내대표일 때 합의안을 처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김무성 대표의 최근 대선주자로서의 행보와 이번 상황을 연관짓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4·29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대선주자로서의 김무성 대표, 한마디로 상승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 조치도 김 대표가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국정주도권을 온전히 여당이 쥐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 연금 문제를 서둘러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짓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데요.

실제로 합의안이 도출되던 그날 아침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이런 식으로 강력하게 얘기를 해서 다양한 해석을 낳았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김무성 대표/새누리당 (지난 1일) : 정치 혁신과 개혁 아젠다를 선점해서 폭풍 혁신으로 우리가 정국을 주도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앵커]

결국 공무원 연금을 둘러싼 당청 간의 갈등이 앞으로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겠군요.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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