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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통학로에 '통유리 성인용품점'…청소년 몰리는 '룸카페'

입력 2019-05-29 21:33 수정 2019-05-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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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시청자 제보로 시작하겠습니다. 아이들 학교 근처에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성인용품 가게가 있다는 것인데요. 또 '치킨을 판다'고 등록해놓고 학생들에게 밀폐된 방을 빌려주는 곳도 있습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영업하는 곳들을 정원석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최근 저희에게 들어온 제보입니다.

"주택가 한복판에 성인용품 가게가 생겨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내용인데, 사진을 보면 통유리 안으로 성인용 인형까지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현장을 찾아봤더니 지금은 간판도 내리고 안쪽도 볼 수 없도록 모두 가려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오른쪽으로 돌아가보면 여전히 선정적인 문구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가게 앞으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물론 어린이집 통학 차량도 지나다닙니다.

[학부모 : '예쁜 인형 있다, 마네킹 있다' 이렇게 말하죠. 애들이… ]

논란이 되자 커튼을 내려 더이상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는 상황.

하지만 학부모들의 마음은 놓이지 않습니다.

[학부모 : 저게 굳이 저 자리에…아이들은 자유롭게 다니는 길이잖아요. ]

관련 법규에 따르면 학교 주변 200m 반경 안에서는 이런 업소들이 영업을 못하게 돼 있습니다.

지금이 한창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는 아침시간대인데요.

여기가 학교후문으로 성인용품샵까지 거리를 측정하게 되는 경계가 되는 지점입니다.

지도상으로는 대략 250m 된다고 나오는데 직진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한번 재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략 아이들 걸음속도로 천천히 걸어왔는데도 한 3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해당 가게 점주는 선정적인 문구와 간판 등은 모두 교체했고, 신분증 인식 장치가 있어 미성년자가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근처에서 영업 중인 성인용품 가게는 이곳만이 아닙니다.

성인용품들이 바깥에서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초등학생 : 불쾌하고 좀 민망했어요. 애들이랑 지나갈 때 많이 보이니까… (학생들 많이 지나다녀요?) 네, 엄청 많이 와요.]

초중고 5개 학교가 인근에 있지만, 이곳 역시 불법은 아닙니다.

[학부모 : 애가 저걸 보고서 '엄마 저게 뭐야?' 했을 때 뭐라고 말할 것인지 애매한… 어른들이 저런 걸 다 사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고… ]

학부모들에게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성인용품 가게만이 아닙니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라는 '룸카페'입니다.

독립된 방을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내방처럼 편안하게"라는 문구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곳은 특이하게도 지도상에는 치킨집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한번 어떤 곳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룸카페 관계자 : (조리하는 음식은 뭐 있나요?) 라면이나…배달음식도 시켜 드시면 안에서 드실 수 있어요.]

점심 시간이 되자 교복을 입은 학생 커플들이 드나들기 시작합니다.

[고등학생 : (지금 수업 중인 게 아니었는지 시간이…) 네. (수업 빠지고 오신 거…) 네. (자주 이용하세요?) 네.]

방과 후에는 찾는 학생들이 더 많아집니다.

[고등학생 커플 : 그냥 심심해서 쉴 겸 왔어요. 네가 말해. 뭐라 말 못 하겠어. 나도.]

과거 청소년 탈선으로 문제가 된 DVD방과 비디오방 등은 관련 규정을 마련해 현재 청소년 출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TV를 설치한 룸카페들은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해 단속을 피하고 있습니다.

[중학생 : 옆방에서 이상한 소리 들려서 난감했을 때가 있었어요.]

밀폐된 공간이다보니 직원들도 감시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르바이트생 : 여기 이런 통에 무슨 성행위를 했나 봐요. 치우다가 본 적이 있어요. (커플이?) 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찾은 부모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부모 : 언니가 친구들이랑 여길 와봐서 얘길 하니까 자기도 가고 싶다고 해서 온 건데요. 이렇게 밀폐된 건 몰랐거든요. 깜짝 놀랐는데 이제 우리 딸 못 가게 해야겠다… ]

흡연 카페나 유흥 주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는 꼼수는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드나드는 이런 곳까지 꼼수가 적용되는 현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청소년 탈선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턴기자 : 곽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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