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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간잠수사 "해경, 비밀 지키라는 각서 받았다"

입력 2014-06-11 22:51 수정 2014-06-12 23:08

민간 잠수사 "처음부터 구조 아닌 인양에 무게 실린것 같아"

범대본 "서약서 받은건 사실, 희생자 사생활 보호 차원"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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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잠수사 "처음부터 구조 아닌 인양에 무게 실린것 같아"

범대본 "서약서 받은건 사실, 희생자 사생활 보호 차원" 해명

[앵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저희들이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는 '왜?'라는 질문을 오늘(11일)도 던지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던지는 질문에 답할 분은 민간잠수사입니다. 이분 말씀에 따르면 수색과정에서 해경은 민간잠수사들에게 비밀을 지키라는 각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이분은 처음부터 구조가 아닌 인양에 더 무게가 실린 게 아니었느냐 하는 의문도 제기해주셨습니다.

팽목항에 JTBC 기자를 찾아오신 민간잠수사 신동호씨와의 인터뷰를 제가 오늘 낮에 진행했는데요. 그 일부를 지금부터 전해드립니다.

각서는 언제 어디서 쓰셨나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5월 16일 현장에 투입되면서 언딘 바지선에서 작성했습니다.]

[앵커]

각서 내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구체적으로 다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마는 수색 과정에 있는 있었던 일, 인터뷰 내지는 발설할 때는 5년 동안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 간략하게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문장들을 직접 작성하셨습니까? 아니면 작성된 것에 사인만 하셨습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사인만 했습니다.]

[앵커]

그 이야기는 신동호 잠수사 외에도 다른 분들도 여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 그런 각서를 썼다는 얘기가 되네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네, 그날 같이 올라간 잠수사 8명이 같이 썼고 다른 잠수사들도 작성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언딘 바지선에서 각서를 썼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언딘 측도 이런 각서를 제출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겁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언딘바지선에서 이뤄졌으니까 다 알지 않겠습니까?]

[앵커]

각서를 제출하라고 한 건 해경 쪽이었고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네, 해경이었습니다.]

[앵커]

혹시 다른 구조 작업에 참여하실 때도 각서를 쓰십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습니다.]

[앵커]

왜 이런 각서를 쓰라고 했다고 그때 생각하셨습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그때 당시는 경황이 없어 사인만 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까 현장에서 이뤄지는 해경의 무능. 어떤 우리가 알 수 없는 이해관계 이런 것들 때문에 함구하라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진도에 내려간 이유는 각서를 돌려받기 위해서라고 들었습니다. 범대본에 가서 돌려달라고 얘기하셨다는데, 그쪽에서는 뭐라고 얘기합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각서 존재 사실이 없다, 그러나 한번 알아보겠다 이 정도로 대답했습니다.]

[앵커]

각서를 돌려받아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뭘까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두 번째 민간 잠수사 이민섭씨가 사망했는데 이 사건을 수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은 명백하게 과실치사입니다. 안전장치를 하지 않고, 안전 준비를 하지 않고, 절단하는 바람에 가스가 고여서 폭발한 사건입니다. 그래서 공개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나서게 된 이유도 그 이유입니다.]

[앵커]

그러나 각서 내용을 보자면 5년 이내에 이 얘기를 하면 안 된다 이런 얘기가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럴 경우 민형사상 책임지겠다고 쓰신 셈이 되는데, 불안하지 않으십니까? 저희 방송과 이런 인터뷰를 하시는 것이.

[신동호/민간잠수사 : 불안할 것 같으면 나왔겠습니까? 전혀 불안할 것 없습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실 때 돌아가신 그분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실제로 수색 작업 과정에서 이런 것은 바깥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신 게 있습니까?

[신동호/민간잠수사 : 있습니다. 저희들은 4층 선미 부분을 수색했습니다, 거기는 자기들 데이터로는 실종자가 1명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1명이 있는데 십수 일을 계속 수색한다는 것은 상황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선미 부분 4층 SB1 출입구를 확보한 날, 출입구를 확보하고 수색이 끝나고 나니 민간 잠수사들을 모이라고 해서 하는 말이 일방적으로 88수중에서 선체 절단을 해서 부유물들을 제거하고 수색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서 바지선은 내일부로 철수한다,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그것이 왜 잘못됐다고 생각하신 건지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바지선이 한번 바뀌면 자리 빠지고 기존에 있던 바지가 빠지고 새로운 바지가 들어오려면 이틀이 걸립니다. 거기다가 새로운 잠수사가 들어오게 되면 이 현장은 아주 열악한 환경입니다, 수색하기에. 그럼 잠수하는 분들이 들어와서 적응하는 데 굉장히 애를 먹습니다. 그럼 수색이 굉장히 지연되는 건 뻔한 사실입니다.]

[앵커]

현장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런 지시가 내려온다는 그런 말씀이신가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네, 바지선이 여러 번 바뀌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앵커]

그 바지선은 왜 그렇게 자주 바뀌었을까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제 생각입니다만 이 현장은 잠수사가 필요한 현장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잠수에 능하고 실종자 수색에 능한 잠수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지 잠수사라는 것은 수중에서 절단이나 용접이나 이런 작업을 하는 분들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분들이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민간 잠수사들을 배제해버리고 잠수사들만 투입했다는 건 이건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앵커]

그걸 조금 더 풀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저희가 그쪽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수중에 들어갈 수 있는 장비 중에 재어호흡기라는 장비가 있습니다. 이 장비는 30~40m 권에서 3시간 이상 수중에서 머물 수 있는 장비입니다. 그런 장비는 이 현장에서 아주 절실히 필요한 장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장비들은 다 배제해 버리고 잠수사들을 투입해서 25~30분 한 사람이 수중에 들어가서 수색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지 않습니까?]

[앵커]

그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구조 목적으로 민간 잠수사들을 모집한 것이 아니라 선체인양 목적으로 민감 잠수사를 모집했다, 이런 주장을 하고 계신 건가요?

[신동호/민간잠수사 : 네, 제가 여기 와서 수색하고 일련의 돌아가는 과정들과 해경들이 하는 행동들을 봤을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양에 목적이 있었던 거지, 애초부터 실종자 수색은 뒷전이었다, 그겁니다.]

[앵커]

오늘 다른 뉴스도 넘치기 때문에 일단 여기까지 전해드리고 나머지 내용은 내일 전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면 현장에서의 해경 역할이라든가, 신동호씨가 생각하신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내용은 내일 전해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인터뷰에서 신동호씨가 사용한 잠수사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수중 공사와 인양 작업에 능한 산업잠수사를 말한다고 합니다.

추가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이 인터뷰를 마치고 신동호 씨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상황실에 가서 자신이 제출했던 각서를 확인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와 별도로 JTBC 취재진은 범대본에 신동호씨가 말한 각서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는데요. 범대본은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외부에 누설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또 이 서약서는 현장에 투입되는 모든 민간 잠수사들에게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이나 희생자의 사적인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하는 의도일 뿐이며, 정부가 민간과 함께 일할 때 통상적으로 받은 서약서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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