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대선 앞둔 정치권…보수-진보, '적통' 경쟁 치열

입력 2017-01-10 17:47 수정 2017-01-10 19:1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조기 대선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로 가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내부 경쟁이 뜨겁습니다. 대선 후보들 사이에 이른바 '적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죠.

오늘(10일) 여당 발제에서는 대선을 앞둔 보수-진보 세력의 정통성 경쟁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조기 대선 체제에 돌입한 정치권. 보수든 진보든 '적통' 경쟁이 뜨겁습니다. '보수'와 '민주 세력'의 정통성을 놓고, 양 진영 내부에서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보수 진영부터 보겠습니다. 친박 청산에 집중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른정당의 싸움입니다.

새누리당은 어제 가까스로 비대위 구성을 완료했죠. 인명진 위원장이 정족수를 임의로 조정해서 겨우 상임전국위원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오늘 첫 비대위 회의가 열렸는데, 또 한 번 친박 핵심들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습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새누리당 : 제가 뭐 이 당에 와서 누구하고 싸움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파주의의 패거리 정치의 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은 이 큰 쇄신의 역사적인 물결을 거스르지 말고 합류해주시기를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립니다.]

"누구하고 싸움하지 않았다" 이 말을 믿을 국민들은 아마 많지 않을 겁니다. 인 위원장과 서청원 의원은 벌써 일주일째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죠. 어쨌든 비대위를 구성했기 때문에, 일단 인 위원장이 판정승을 거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격정을 토로했습니다.

[서청원 의원/새누리당 : 목사님, 제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습니까? 나가라고 하신다고 그러면은 제가 흔쾌히 불명예스럽게 나가야 되겠습니까, 목사님. 목사님이 우리를 범죄자 취급하셨습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출당이나 당원권 정지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설 이전에 마치겠다"며 시한도 제시했습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새누리당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충 머릿속으로 정해놓은 마지노선은 언제입니까?) 이거 오래가서 되겠습니까? (설이 말이죠. 결국 그전에는 해결을 봐야 된다고 생각하시죠?) 네, 그러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결국 친박 축출을 통해 새누리당을 정통 보수정당으로 재건하겠다는 게, 인 위원장의 구상입니다. 보수의 적통을 놓고, 바른정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서로 자신들이 '정통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바른정당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 (바른정당에 이제 '보수'라는 단어가 빠졌는데 원래는 좀 들어가기를…) 보수정당, 보수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그대로 추구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새누리당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바른정당이 지금 보수 세력으로서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그런 계획이 있다, 라는 얘긴데…) 보수라면 새누리당 아니겠습니까. 아시다시피. 바른정당은 이제 '보수'자도 떼고, 뭐 이런 중도 쪽으로 나가겠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엔 진보 진영을 보겠습니다. 후보들 사이에 적통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후발 주자들이 이른바 '친문' 패권주의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전 대표를 "청산의 대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죠. 오늘은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정부 3기를 수립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패권주의를 거론하면서 문 전 대표를 때리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 (참여정부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 정책적으로 또 많은 실패를 했습니다. 민정수석이라든지 또는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문재인 대표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문 전 대표께서 어제 차기 정부에서 경선 주자들이랑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멘트 하셨는데요.) 네, 저는 그것도 패권적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 전 대표와 '친노' 적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안 지사는 "패권주의 해소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말로, 문 전 대표를 정조준 했습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패권을 한 번도 추구한 적이 없다"면서 "친문 패권주의는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후발 주자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는 전략입니다.

자,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꽃잎은 꽃잎끼리 - 장종권

꽃잎은 꽃잎끼리 서로를 기억이나 할까
한 몸으로 피어 온갖 영화를 누리다가
한 몸에 매달려 평생을 팔랑팔랑대다가
시들어지는 날 서로를 안타까워나 할까
:

장종권 시인의 '꽃잎은 꽃잎끼리'라는 시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의 적통 경쟁이 치열합니다. 보수는 보수끼리, 진보는 진보끼리, 마치 원래 한 몸이었던 사실을 잊어버린 것처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부디 지금의 적통 경쟁이 소모적인 싸움으로 시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꽃 피우기 위한 가치 경쟁, 정책 경쟁으로 발전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보수-진보, 치열한 '적통' 경쟁 >

관련기사

새누리, 비대위 출범했지만…친박 반발에 내분 여전 새누리도 재벌 개혁 가세…'근혜노믹스' 흔적 지우기 인명진 "친박, 역사적 물결 거스르지 말고 쇄신 참여해야" 인명진 "박 대통령 모신 친박, 책임져라" vs 서청원 "언제 할복하면 되겠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