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도심 한복판에서도 직접 벌을 키우며 꿀을 따는 '도심 양봉'이 늘고 있다고 있는데요. 문제는 벌떼들의 습격으로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겁니다. 주민들이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서울 일원동으로 이사를 온 권성진 씨는 한 달간 벌떼의 습격에 시달렸습니다.
이웃집 벌통에서 벌 수천 마리가 빠져나와 집을 뒤덮는 일이 자주 발생한 겁니다.
[권성진/서울 일원동 : 이사를 하면서 벌에 제가 네 번 쏘였어요. 굉장히 불안하고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마당에 벌이 있는지 없는지부터입니다.]
해당 주택에 여러 차례 항의해봤지만, 벌통을 줄이겠다고 말만 할 뿐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이 곳곳에서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권성진/서울 일원동 : 민원을 넣어봤는데 관련 법률이 없다. 옆집 분과 개인적인 화해를 해보시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답이 전부였습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심 양봉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달 숭실대에서는 건물 옥상에 마련해놓은 벌통에서 벌 수천 마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소란이 벌어져도 이를 제재할 법적 수단이나 피해 보상 규정은 없습니다.
[주성호/강동구청 도시농업과 : 주택가 내에서 양봉이 이루어졌을 때 (안전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에 아직 대책이 없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어떤 논의나 준비는 해야 한다고.]
도심 양봉이 무분별하게 늘고 있는 가운데 세심한 주의와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