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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심장충격기' 어디에…골든타임 날리는 '숨바꼭질'

입력 2019-02-12 21:29 수정 2019-02-1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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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이 멈춘 환자들에게 쓰는 자동충격기를 부르는 말입니다. 얼마 전에 순직한 고 윤한덕 센터장이 단어가 너무 어렵다면서 '심쿵이'로 바꾸자고 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려운 것은 말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홍보도 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설치가 안된 곳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시민들에게 자동심장충격기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호연·이지연/부산 : 못 돕지 않나? 위치를 잘 모르면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

어디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대부분입니다.

[장한나/서울 동작구 : 급하게 필요할 때 사실 알아도 허둥지둥하는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은 반드시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잘 눈에 띄지 않을 수는 있는데 보통은 이렇게 스티커라든지 팻말을 통해서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요.

보관함 속에 담겨는 있지만 위급 시에는 누구나 사용 가능해야하기 때문에 잠겨있으면 안됩니다.

잠금장치의 버튼을 눌러서 꺼낼 수가 있는데 잘 열리지 않을 경우에는 잠금 장치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열 수 있습니다.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역에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경의중앙선에 이 역은 승강장과 역무실 모두 자동심장충격기가 없기 때문에 인근에 있는 환승역으로 직접 가지러 가야 합니다.

한 번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헤매지 않고 잘 왔는데요.

제세동기를 꺼내보겠습니다.

가지러 갔다 오는데까지만 4분이 넘게 걸렸는데요.

위치를 잘 모르거나 사용법을 모를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자체는 훨씬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역에서는 역무원조차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00역 관계자 : 저희 쪽에도 있긴 있을 텐데 위치가…잠시만요. 아마 여기는 없고 저희 쪽에는 없고 6호선으로 연락해서 6호선에서 갖다 주는…]

자동심장충격기의 설치 의무대상을 보면요.

이렇게 500세대 이상인 아파트도 포함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00아파트 관리소 관계자 : 단지마다 하나씩 다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안 되어 있어요? 아 그럼 3단지는 없어요? 네 알겠습니다. 3단지에는 없다고 하시는데요.]

대부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지만, 정작 이 사실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아파트 주민 : (자동심장충격기가 있거든요. 관리사무소 안에) 아 있어요? 몰랐어요. 말이 안 되죠. 알리지도 않았고 황당하네.]

겨울철 야외 운동은 심장에 더 무리가 간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일반적으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야외체육시설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된다고 하더라도 자동심장충격기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관람석이 5000석 이상 전문체육시설만 의무적으로 설치하기 때문입니다.

사용법도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조병두/경기 파주시 : 막막하죠. 사실은 나한테 이제 그런 게 안 닥치길 바랄 뿐이지.]

실제 응급 상황에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경우 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의식이 있는 환자에게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되고, 감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충격시 환자 몸에 접촉하면 안 됩니다.

[정다운/서울 마포구청 교육강사 : 충격 버튼을 누를 때 제가 마찬가지로(환자 몸에 접촉하고 있다면) 저도 감전되겠죠. 모두 물러났는지 확인한 후에…]

자동심장충격기 확보 전은 물론 충격을 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합니다.

[누른 후에는 바로 심폐소생술을 들어가게 됩니다. 하나, 둘, 셋, 넷.]

심정지 환자가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4분에 불과합니다.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주저한다면 이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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