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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 우리에겐 '월드클래스', 그러나 "손흥민은 저평가됐다"

입력 2022-05-12 11:35 수정 2022-05-1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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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은 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란 말과 함께했습니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이름 없는 영웅' '찬양받지 못한 영웅' 정도로 해석됩니다.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스스로를 희생해서 주위를 밝혀주는 사람, 묵묵히 궂은일을 마다치 않는 박지성의 플레이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또 하나 따라붙는 수식어는 '언더레이티드 플레이어'(Underrated player)입니다. 하도 많이 들어서 우리에겐 익숙한 말들이죠. 박지성은 그렇게 '저평가된 선수'로 불렸습니다. 지난해 스포츠전문사이트가 역대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저평가된 선수' 5명을 골랐는데, 그중에서 박지성은 2위로 호명됐습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리그 20골'을 넣고 기뻐하는 손흥민 (사진=AP연합뉴스)7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리그 20골'을 넣고 기뻐하는 손흥민 (사진=AP연합뉴스)
#손흥민에게도 '언더레이티드 스타'(Underrated star)란 말이 붙었습니다. 은퇴한 불가리아 공격수죠, 토트넘에서 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옮겨왔던 베르바토프의 평가입니다. 2010~2011시즌 맨유에서 뛰며 20골로 테베스(당시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득점왕에 올랐던 선수입니다. 영국 언론 '아이뉴스'가 전한 베르바토프의 말은 이렇습니다.
“손흥민은 과소평가돼 있습니다. 발놀림, 움직임, 득점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최고의 골잡이 중 한명이었고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토트넘이 그와 함께한다는 건 행운입니다.”

베르바토프는 손흥민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건 “홍보가 부족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기장 밖의 모습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 특히 잉글랜드에서 아시아 선수가 아무리 잘해도 그 출발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얘기하는 듯합니다.
같은 날 잉글랜드의 장신 공격수였던 크라우치도 거들었습니다. 손흥민을 향해 "지독하게 저평가된 선수"라고 말했습니다.

#멋진 골을 터뜨리고, 해트트릭을 쏘아 올릴 때마다 손흥민에겐 '월드 클래스'라는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패배로 몰아넣은 상대 팀 감독의 찬사를 끌어내기도 했죠.
그리고 다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상징적인 20골을 쌓으면서 또 한 번 재평가의 시간이 열렸습니다. 살라(22골)와 함께 하는 득점왕 경쟁 구도는, 오히려 '도망가야 할 살라'보다 '뒤쫓고 있는 손흥민'을 다시 보게 만들었습니다. 손흥민의 골 뿐만 아니라 토트넘 전체에 미치는 영향, 더불어 축구선수로서 미처 몰랐던 가치를 꺼내놓습니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단순히 득점 수를 뛰어넘어 공격지표를 담아낸 '파워랭킹'을 통해 손흥민을 맨 윗자리에 올려놓았으니까요.
손흥민에겐 유쾌한 도전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여러모로 행복한 5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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