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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설 앞두고…집배원들 '아슬아슬한 하루'

입력 2017-01-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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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흘 뒤면 설입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맞는 첫 명절이지요. 택배 물량이 오히려 늘어났다는데 눈 쌓인 길을 바쁘게 달려야 할 택배 기사들은 비상입니다. 밀착카메라가 우체국 집배원의 하루를 함께해봤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6시 20분. 우체국에 대형 수화물 트럭이 들어옵니다.

행여나 쓰러질까 키보다 높게 쌓인 택배 상자를 세 사람이 조심스레 옮깁니다.

수원 우편 집중국에서 온 차량입니다. 이 트럭 안에 든 택배 물량만 11톤에 달합니다. 설을 앞두고 이런 차량이 하루에만 4~5대가량 들어옵니다.

지하 1층에서는 분류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주소지에 따라 택배를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오늘 하루 이곳 우체국 집배원이 배달할 택배 물량인데요. 특히 설 선물이 눈에 띕니다.

이쪽을 보면 식용유와 통조림 같은 선물세트도 있고, 옆에는 지역 특산품인 굴비도 있습니다. 또한 무게가 조금 있는 10kg짜리 사과 박스도 있습니다.

물량이 워낙 많고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차에 실어야 할 사과 상자를 오토바이로 배달합니다.

부정청탁 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데 예상과 달리 택배 물량이 지난해보다 전국적으로 13% 늘었습니다.

값비싼 선물은 줄고 과일이나 생필품 등 5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가 대부분입니다.

오전 10시 20분, 서둘러 우체국을 나서려는 집배원의 발걸음을 한파가 붙잡습니다.

[박유종 /경기 화성향남우체국 집배원 : (시동이 잘 안 걸리나 봐요.) 추워서 잘 안걸려요. 한 5분 정도 예열을 해야…]

도로 곳곳엔 얼마 전 내린 눈이 쌓여있고, 빙판길로 변해 아 아슬한 구간도 여럿 있습니다.

[박철수/경기 화성향남우체국 집배원 : 하루에 몇 번은 넘어지죠. 정말 천천히 다녀야죠. 자주 다니는 동네여서 어디가 음지고 양지인지를 아니까 그쪽에서 정말 천천히 달리죠.]

하루 이동 거리는 68km, 방문하는 가구만 200여 곳에 달합니다.

우체국에서 배달 구역까지,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한 은행입니다. 구석을 보면 이렇게 택배가 쌓여있는데 이륜차 짐칸에 실을 수 있는 택배 물량이 한계가 있다 보니 잠시 보관 중입니다. 이쪽을 보면 물건을 임의로 훼손하거나 가져가면 안 된다는 경고장도 붙어있습니다.

고객이 부재중이면 확인 전화를 하거나 다시 방문을 해야 해 배달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됩니다.

[정승훈/경기 화성향남우체국 집배원 : 어디에 맡겨 달라, 부재 시에. 그런 메시지만 남겨주셔도 저희 우체국 집배원들이 도움되는 거 같아요.]

인터뷰 도중에도 끊임없이 문의 전화가 이어졌습니다.

[정승훈/경기 화성향남우체국 집배원 : 네, 화성향남 우체국입니다.]

최근엔 동료 집배원의 돌연사와 교통사고 사망 소식이 잇따라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2년 전부터 재개된 주 6일제로 업무 시간이 과도하게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과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취재 중 인터뷰에 응한 집배원이 노조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막기도 했습니다.

[(옆에서 듣고 계세요? 녹음하고 계세요?) 아니요 녹음. 질문 질문. (질문 적고 계세요?)]

[김모 씨/우정사업본부 행정사무관 : 방송에 어떻게 나가는 지 알고 있어야 하잖아요. 저희가 쫓아다니며 감시한다거나 이런 쪽으로 오해하는 것 같은데 전혀 없어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집배원의 하루 일과는 해가 지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한파를 뚫고 설 소식을 전달하러 온 이들, 혹여나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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