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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먹는 신생아 8%, 환경호르몬에 과다 노출"

입력 2015-08-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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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를 먹는 신생아 10명 중 1명 가까이는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의 일종인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에 과다 노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DEHP는 장난감 등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하는 가소제로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세계야생보호기금(WWF)이 환경호르몬 67개 물질 중 하나로 분류했으며 사람에게 암·생식기능 장애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이 2012년 4∼8월 서울 등 전국 4개 도시 5개 대학병원에서 분만한지 1개월 된 산모 62명의 모유에서 DEHP·DnBP 등 환경호르몬 물질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연구 결과 신생아가 모유를 통해 매일 섭취하는 DEHP의 양은 아이의 체중 ㎏당 0.91∼6.52㎍ 수준이었다. 신생아는 또 모유를 통해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nBP(디니트로부틸프탈레이트)를 하루에 자신의 체중 ㎏당 평균 0.38∼1.43㎍씩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교수는 이를 근거로 "모유를 먹은 62명의 신생아 중 5명(8%)은 하루 섭취제한량을 초과하는 DEHP를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4명(6%)은 DnBP를 1일 섭취제한량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DEHP는 국내에서 약 20년 전에 대형 식품 파동을 일으켰던 물질로도 유명하다. 당시 유아용 분유에 DEHP가 들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국을 뒤흔들었다.

미국에선 DnBP·디이소부틸프탈레이트(DiBP)에 임산부가 과다 노출되면 태어난 아이의 지능지수(IQ)가 또래보다 6∼7점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를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탈레이트는 인체 내에서 생물학적 반감기(10∼12시간)가 짧아 산모가 약간만 주의해도 아이에 미치는 악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산모가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 사용을 가급적 삼가고 랩 등 1회용 식품포장과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를 줄이면 모유 내 DEHP·DnBP 등 프탈레이트 함량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프탈레이트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장난감에서 프탈레이트의 사용을 금지했다. EU(유럽연합)는 프탈레이트가 사용된 완구와 어린이용 제품의 생산과 수입을 불허했다.

우리 정부는 식품 용기에서 프탈레이트 사용 금지와 함께, 플라스틱 완구·어린이용 제품에서 DEHP·디부틸프탈레이트(DBP)·벤질부틸프탈레이트(BzBP) 등 프탈레이트 3종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발표됐다.

한편 프탈레이트를 비롯해 비스페놀A·노닐페놀 등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들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에 나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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