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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잠적, 입 다문 북한…로마 현지 분위기는?

입력 2019-01-05 20:20 수정 2019-01-0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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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성길 대사대리의 잠적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북한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선 이번 사안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있는 로마 현지에 저희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김성탁 특파원을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김성탁 특파원, 우선 북한 대사관 주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주 이탈리아 북한 대사관은 로마 도심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한적한 주택가에 있습니다.

정문 옆에 붙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대사관이라는 작은 현판이 없으면 대사관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대사관 외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고 평소 사진이 붙어 있던 게시판도 텅 빈 상태입니다.

3층짜리 건물은 창문과 출입구 등에 철제 방범 시설이 모두 설치돼 있었습니다.

주말 이른 아침에 찾아갔는데 내부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고 3층 방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초인종을 누르고 전화를 걸어봐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대사관 내부에는 대사용으로 보이는 벤츠 승용차와 밴 등 차량 3대가 주차돼 있었습니다.

건물 안에서 한 여성이 나와 쓰레기를 버리고 뜰의 낙엽을 치우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주민들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평소에도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가장 궁금한 게, 조 대사대리가 왜 잠적을 했느냐하는 이유입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조 대사대리는 대사관 근무 이전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탈리아에서 연수를 했다고 태영호 전 공사가 전했습니다.

요트와 와인 등 사치품 조달을 담당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외교관이 나갈 때 자녀가 여럿이면 1명만 데리고 가게 하면서 탈북을 막는데, 조 대사대리는 좋은 가문 출신이어서 두 자녀를 모두 데리고 왔습니다.

해외 생활 경험이 많아지면서 자녀들의 장래 등을 고려해 이탈했을 것이라는 라찌 상원의원의 전언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조 대사를 만났던 현지 신부는 교황에게 북한이 초대장을 보낸 데 대해서도 조 대사대리가 매우 열린 자세를 보였고, 개방을 지지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런 성향이 그가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은 배경 중 하나로 보입니다.

[앵커]

현재 미국 정부는 답변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북미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 국무부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미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망명 문제는 인권 문제이니 미 정부가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다만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번 사안이 북·미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올해 북·미 정상이 2차 정상회담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조 대사대리 사안과 비핵화 협상을 따로 떼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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