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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대신 해드려요" 역할대행 성행…범죄 악용 피해

입력 2014-09-2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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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 해주고 돈을 받는 '역할 대행' 업체들이 최근성행하고 있습니다. '대리 부모'부터 '대리 애인''대리 하객'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돈만 내면 모두 대신해주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얘긴데요. 이런 대행 업체들이 최근 사기 범죄에 잇따라 이용되면서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홍상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역할 대행'을 검색해 봤습니다.

업체 사이트가 줄줄이 나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역할은 모두 대신해 준다'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직접 한 곳에 전화를 걸어 봤습니다.

'엄마' 역할을 의뢰해 본 겁니다.

업체가 보낸 여성은 먼저 의뢰인을 안심시킵니다.

[이건 선의의 거짓말이지 나쁜 게 아니야. 나를 보여줬으니까, 걔가 널 신뢰할 거 아니야.]

어떤 상황이든 부탁만 하면, 다 나와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네가 연락만 하면 끝까지 다 해줄테니까 걱정하지마.]

문제는 역할 대행이 사기 범죄에 악용된다는 겁니다.

자신을 의사로 위장한 30대 여성은 가짜 가족과 동료들을 고용해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곤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채 온 혐의를 받아 지난달 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또 지난 4월엔 30대 여성이 '대리 엄마'를 구해 사귀던 남성에게 소개한 뒤, 결혼을 빙자해 수천만원을 뜯어내려다 들통이 났습니다.

하지만 역할을 대신 수행한 이들을 처벌하긴 쉽지 않습니다.

사전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밝히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업체들 역시, 의뢰인 부탁으로 역할을 대신해줬을 뿐이라며 범죄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관련 규정이 없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홍찬영/서울 중부경찰서 조사관 : 피의자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역할만 대행해 줬다는 것만으로는 결정적인 사기 고의까지 있다고 보여지진 않아서….]

법의 사각지대 속에서 역할 대행이 범죄의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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