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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배우 '클레오파트라' 출연에 아랍권 '반발'|아침& 세계

입력 2020-10-14 08:34 수정 2020-10-14 09:14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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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인터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시간입니다. 영화 원더우먼의 주연 배우 갤 가돗이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 파트라 역을 맡게 되면서 아랍권 국가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 '원더우먼' : 아무도 못 하겠다면 내가 지킬 수 밖에요.]

영화 원더 우먼의 주인공을 맡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스라엘 출신 배우 갤 가돗. 이번에는 1963년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고전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원작으로 새롭게 제작되는 영화에서 여왕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집트 여왕을 이스라엘 출신 배우가 맡게 된 것을 놓고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 국가 일부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아랍권에서 최초로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스라엘이 아랍 영토를 빼앗았고 갤 가돗은 아랍인들의 배역을 빼앗고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2017년 영화 원더우먼 개봉 당시에도 아랍권 국가들 사이에서는 갤 가돗이 이스라엘 출신이라는 점이 논란이 됐습니다. 특히 갤 가돗이 이스라엘 군에서 2년 동안 군 복무를 한 바 있고 2014년 이스라엘 군의 가자 지구 폭격을 옹호하는 글을 쓴 점도 논란을 키웠습니다. 결국 레바논과 요르단 카타르 등에서 영화 '원더우먼' 상영은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이스라엘과 아랍 에미리트 바레인이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중동 정세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이스라엘 내각은 아랍 에미리트와의 평화 협정을 만장 일치로 승인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주말 아랍 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제와 전화 통화를 했고 곧 만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주말에 저의 친구인 UAE 왕세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와 이야기를 나눴고, 이스라엘로 초대했습니다. 그는 저를 아부다비로 초대했고요. 먼저 여기서 UAE 대표단을 만나고 우리도 그곳에 갈 것입니다.]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아랍권 국가에서는 여전히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도 큽니다. 중동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 문제 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먼저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관계부터 살펴보죠. 이집트는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영화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반응을 보면 수교는 유지되고 있지만 정서적인 반감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그렇죠. 정책 결정자들은 차가운 머리로 정책을 결정하지만 민중들은 아무래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정치적으로는 서로가 공존을 해야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아직까지 반감이 사라지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영화는 조금 우스꽝스러운데요. 클레오파트라가 물론 이집트의 여왕이기는 했지만 클레오파트라 자신이 보면 아랍인이라기보다는 마케도니아, 그리스 쪽 사람이거든요. 이런 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민중들 사이에서 여전히 남아 있다라는 것을 반영하고 양국의 관계가 갈 길이 아직도 멀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일 것 같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아랍권 국가들과의 평화협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아랍에미리트 왕세제도 곧 만날 것이라고 발표를 했고요. 두 사람의 만남이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미 이 두 사람이 친하다는 것은 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화면상으로 만난다라는 것은 대단히 여러 가지 심정적으로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공화정과는 달리 왕정의 특징상 왕정국가의 지도자가 다른 국가 지도자를 만났었을 때 왕국의 국민들의 반감은 상대적으로 공화국보다는 약한 건 있지만요. 아랍에미리트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자세들 대단히 전향적이고 사실 아랍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금 상황들을 만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불구대천의 원수로 생각했던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다라는 것은 시각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아랍 세계가 이스라엘과 함께 같이 간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동의 변화에 아주 시금석이 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중동 평화협정에는 가장 민감한 쟁점인 팔레스타인 문제 등이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구적 중동 평화를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많다 이런 지적도 여전히 있는데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죠. 팔레스타인 당사자들이 이 상황에서 완전히 빠져 있는 상태거든요. 그리고 모든 면에서 팔레스타인을 고리를 한다고 했지만 국경을 서안지역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의 선도 그렇고요. 그리고 예루살렘 문제도 그렇고 전부 다 이스라엘이 유리한 쪽으로 결정이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사자는 완전히 빠져 있고 팔레스타인 목소리가 전혀 되지 않는 상태에서 밖에서 팔레스타인 너희들은 이렇게 해, 우리가 하는 대로 따라와라 하는 그러한 입장이거든요. 당연히 팔레스타인 쪽에서 반감이 있을 수밖에 없고 팔레스타인에 동조하는 많은 아랍인들이 여기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그러한 협정이죠.


이스라엘과 아랍 에미리트, 바레인의 평화 협정은 중동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민감한 쟁점이 빠진 협정은 결국 대이란 전선을 강화하는 또 다른 편 가르기가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새로운 중동'은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 그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여전히 안갯속 입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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