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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부는 팽목항 컨테이너에서 '3년' 버텨낸 힘은…

입력 2017-03-23 20:29 수정 2017-03-2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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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취재진은 지난 겨울부터 팽목항에서 지내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왔습니다. ☞ [밀착카메라] 슬픔의 팽목항…이어지는 '위로의 발길'

이분들이 칼바람 부는 팽목항 컨테이너 임시 거처에서 버틴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바닷속에서 나오지 못한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겨울, 진도 팽목항에는 어김없이 거센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금희/은화 엄마 : 지금 한번 바다 색깔 보세요. 진흙이잖아요.]

이 바람이 엄마를 눈물짓게 합니다.

단원고 2학년 다윤이 엄마는 이 리본을 벽 한켠에 고이 붙여놨습니다.

[박은미/다윤 엄마 : 그 때도 바람이 엄청나게 세게 불었었는데 노란 리본이 땅에 떨어져있더라고요. 이걸 한번 들어봤더니 '다윤아 보고싶다' 이 문구가. 어떻게 이 문 앞에 다윤이 것이 딱 와갖고 있냐고… 다윤아 보고싶다 이 문구가 딱. 찾아야지. (엄마 찾아왔네)]

또 다른 미수습자, 단원고 2학년 조은화양 엄마 이금희씨. 이 12㎡ 남짓 컨테이너에서 세 번의 겨울을 버텼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약봉지는 늘어갔지만 학생증 속 은화 얼굴을 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금희/은화 엄마 : 학교에 가니 '전원구조다!' 그러고 제가 가지고 간 건 손지갑 하나랑 핸드폰이었어요. 집을 들러서 은화 옷을 갖고 갈까 그러다 '아냐 아냐 옷이 젖었으면 그냥 사 입히고 오지 뭐. 금방 데리고 집에 올 거니까…]

그렇게 안산에서 진도로 내려온지 어느덧 100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이금희/은화 엄마 : 저는요… 나 집에 가고 싶거든요. 내 집도 아닌 컨테이너에서 이러고 있는 것도 싫고요. 그리고 우리 은화도 엄마한테 오고 싶을 거거든요.]

그래도 힘이 되는 건 '잊지 않는' 그 마음입니다.

미수습자 가족을 잊지 않고 음식을 보내주고 직접 찾아와 식사 준비를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습니다.

[김명봉/자원봉사자 :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사옵니다.]

그래도 잊혀질까, 서울·광주 등 대도시로 나가 촛불 시민들 앞에서 "아직 바닷속에 가족이 있다"고 외치다보니 봄이 왔습니다.

그리고 3월, 그토록 외쳤던 '세월호 인양'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밤새 작업을 지켜본 다윤 아빠 허흥환 씨도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어봅니다.

[허흥환/다윤 아빠 : 오늘 아침 드디어 세월호 선체가 수면으로 올라왔습니다. 저희는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고 이제 세월호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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