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데스크브리핑] 이해하기 힘든 사드 배치 '혼돈의 6일'

입력 2016-07-13 21:01 수정 2016-07-13 23: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오늘(13일)까지 엿새를 되돌아보면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오늘 부지 발표만 해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안을 이렇게 깜짝쇼 식으로 해도 되느냐 하는 지적이 많습니다.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여러 가지 궁금증을 데스크 브리핑에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종주 정치부장이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부지 발표를 국방부가 발표 직전 취소했다가 번복하고, 하여간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이걸 해프닝이라고 봐야 될지 모르겠는데,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아무튼 있습니다.

[기자]

당초 오전 10시 즈음에 국방부가 부지 발표를 예고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계획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발표 15분을 남기고 취소를 기자실에 통보를 했습니다.

[앵커]

2시 45분에.

[기자]

네, 2시 45분 쯤에요. 그리고 불과 몇분 뒤에 또 그대로 오후 3시에 하겠다, 이렇게 번복을 했습니다. 이런 중대 발표를 놓고 있을 수 없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주민 대표들이 국방부로 오던 길이었는데 도착 전에 발표하는 게 예의에 어긋나서 그랬다는 게 국방부의 해명입니다.

해명 자체는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 과정은 엉망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게 일회성 해프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게 그동안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이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가 며칠 만에 뒤집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등 정부나 장관의 행보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난주 금요일 국방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할 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시내 백화점에 있었습니다.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얘기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아무튼 물의를 빚었는데, 이게 과연 실수였겠느냐 나름의 항명이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시 외교가에선 '중국에 가 있어야 할 장관이 백화점에 있어도 되겠느냐' 이런 비아냥까지 나왔는데요.

심지어 사드 배치 결정을 장관이 몰랐던 게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돌았습니다.

오늘은 윤 장관이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했는데 강행됐다는 기사까지 보도가 됐습니다.

게다가 배치 결정 이후에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배치 부지 발표가 지연되어 왔거든요. 때문에 여론 떠보기 아니냐 이런 온갖 추측을 낳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보면 결국 이제 국방-외교-통일-경제 모두를 고려한 이른바 종합적 안보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 이런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네. 전체적으로 보면 정부의 이런 행동이 과연 전략적으로 볼 수 있겠느냐, 이런 부분에서 허술한 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전문가 사이에선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사드 배치 결정이나 부지 발표를 우리가 과연 주도적으로 한 것이 맞느냐이런 의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발표 전에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있었는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결정 과정에서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 하는 얘기들 많이 나오고 있는데 바로 그런 해석하고 연결이 되는 부분이 요소요소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4차 핵실험 그 이후에 이어진 잇단 탄도 미사일 발사 등의 원인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정부는 대북 방어용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이 일각에서 우선 거론된 것은 올해 대선을 눈 앞에 둔 미국 국내 상황입니다. 특히 이달 말에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확실한 차별화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또 어제 남중국해 판결도 영향을 미친게 아니냐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반발을 누를 수 있는 압박 수단이 필요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또 하나의 본질적인 것은 임기 말인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 분야에서의 업적을 마무리해야 될 절박한 상황이라고 미국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란 핵 문제는 해결이 됐고, 쿠바 관계 정상과도 이루어진 상황이고, 남은 게 북한 핵문제인데요.

지금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가장 핵심적인 게 중국의 공조인데 미국 측에서는 공조를 무기로 미국을 관리하려고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들을 하고 있는 게 정국 안팎의 분석입니다.

그런 관계들이 사드 배치 결정을 하고 결정을 앞당기는 데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들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또한 그렇게 하다보니까 그 이후에 여러 가지 해명하는 과정이 저도 국방장관의 발언 내용만 보면 본인은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야말로 오락가락 갈팡질팡했던,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냐 하는 그런 의문을 다시 한 번 갖게 될 수밖에 없는데. 특히 중국하고 러시아 이런 주변국들의 반발, 그 중에서 중국의 반발이 굉장히 큽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반발도 결코 경시해서는 안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회에선 비준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이제 이 자리에서도 나왔습니다마는, 요 최근에 국방부의 움직임은 이것을 가능하면 군사적 문제로만 축소시키려 하는 그런 움직임, 심지어 그러다 보니까 일개 포대에 지나지 않지 않느냐 하는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기자]

그런 경향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부는 사드 배치를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위협에 대한 방어다'이런 군사적인 프레임으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성주로 결정하면서 수도권 방어를 사실상 포기한데다 오산, 평택, 계룡대 등 주요 군사 시설에 대한 방어도 어렵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또 경제나 외교 등 다른 부분은 고사하고 당장 군사적 명분에서 막힌 상황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친박계 윤상현 의원도 중국에 대한 전략적 카드로 사드를 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방어의 효용성 문제에 있어서는 이미 많은 얘기가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나온 것은 48발로 저쪽에서 쏴대는 많으면 수백 발까지도 가능할 수가 있는데, 그게 다 맞겠느냐 하는 효용성 문제는 이미 나왔었고요. 근데 지금 그 무엇보다도 지역의 반발은 굉장히 급증하고 또 한 가지 이 자리에서 얘기했습니다만 중국과 러시아 설득 아니면 경제적인 보복 문제 이런 것들을 다 막아낼 수 있는 이른바 정부의 플랜B가 있느냐, 다시 말하면 어쩔 수 없이 급작스럽게 발표했다 하더라도 그 뒤에 수습책이 있느냐 하는 건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일단 그 지금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응을 보면 설득 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라는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오늘 국회에서 유일호 부총리가 중국의 큰 보복성 조치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얘기를 했다가 너무 안일하다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플랜B에 대해서 정부는 장담하고 있는 그런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근거는 확실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죠. 따라서 우리 외교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또 내부적으로는 지역의 반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 큰 숙제도 함께 떠안게 됐습니다.

[앵커]

임종주 정치부장의 데스크 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 최종 확정 김종대 "사드배치, 청와대 고위관계자 개입 의심" 사드 도입 거론부터 경북 성주 배치 발표까지 한민구 "사드 성주 배치, 수도권 방어 걱정 안 해도 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