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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민주당 내 엇갈린 반응

입력 2021-05-31 19:15 수정 2021-05-31 19:15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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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조국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 출간을 앞두고 민주당이 고심에 빠졌습니다. 일부 여권 대선 주자들은 이미 응원의 메시지를 냈는데, 당내에선 조국의 '수렁'에 빠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죠. 송영길 대표는 오늘(31일) 일주일간의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는데, 그 소식까지 류정화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제1장. 시련의 가시밭길
제2장. 나를 둘러싼 의혹들 
제3장. 통제받지 않은 괴물 
제4장. 검찰과 언론의 표적사냥 
제5장. 빼앗긴 국회의 시간과 불쏘시개 장관 
제6장. 서초동의 장엄한 촛불십자가
제7장. 얄궂은 운명
제8장. 검찰쿠데타의 소용돌이

[이제 검찰과 언론의 시간을 거쳐 조국의 시간이 왔다. 그리고 앞으로 국민에게는 선택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책 '조국의 시간'이 내일 발간됩니다. 바로 이 책인데요. 책 소개에서 밝힌 '선택의 시간'은 국민보다 민주당에 먼저 왔습니다. 여권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나란히 응원 메시지를 냈죠. 추미애 전 장관은 "조국의 시련은 개인사가 아니"라고 했는데 한발 더 나아가서 노예 해방과 여성 참정권 투쟁에 빗댄 사람도 있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노예해방도, 여성의 투표권도, 일제 치하 독립운동도 지금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시는 피 흘리며 싸워서 얻은 자유이고 가치입니다. 조국이 흘린 피를 읹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먼 훗날 그가 뿌린 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나무가 크게 자라있기를 기대합니다.]

정청래 의원은 다섯 권을 주문했다면서 읽고 독후감까지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여정회의 독서왕, 조 반장의 독후감도 기대해봐도 될까요. 반면, 회고록 출간을 공개 비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당내 소신파 조응천 의원인데요. 조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라면서 이번 책 출간이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특히 우리 당의 주요한 대권 주자들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당내 경선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아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습니다.]

조 의원과 함께 당 지도부에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한 사람도 있었죠. 대선 주자로 나선 박용진 의원입니다. 박 의원은 조 전 장관 본인에게는 변론과 반론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면서, 더 중요한 건 당의 대응이라고 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국 사태의 진전과 대응을 놓고 민주당이 보여줬던 일들 중에 내로남불로 보이는 일들은 없었는지, 그런 대응을 돌이키고 반성할 지점들이 있다면 그거는, 저는 당에서 책임 있게 표현하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송영길 대표, 고심이 클 듯합니다. 오늘 입장을 밝힐 거란 얘기도 있었지만, 따로 입장 발표는 없었습니다. 당 지도부는 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 정리가 우선이라면서, 이 프로젝트에선 조국 사태보다는 코로나와 부동산 얘기가 더 많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당내) 이견과 분열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만 오늘 최고위 발언에서는 전혀 없었고요. 조국 전 장관 관련한 여러 얘기들이 앞으로도 나올 텐데 서로 잘 들어보고 혹시 메시지가 나가야 된다든지 그럴 거면 잘, 또 논의도 해보고 협의도 해보자…]

'조국의 시간'은 조 전 장관 본인의 입장에서 기록을 위해 집필했다고 하죠. 내일이 공식 출간인데, 오늘 오후 기준 8만 부, 12쇄 인쇄에 들어갔다고 출판사 측은 밝혔습니다. 이 책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수구보수 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였다" 이런 논쟁적인 대목이 담겼는데요. 조국 사태, 그동안 당내에서는 조심스런 단어였죠. 하지만 지난 4·7 재보선에서 기존 민주당 지지층은 '조국 사태'를 이유로 투표가 갈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서울시당이 선거 패인을 분석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보고서에서입니다.

[4·7 재·보선, 민주당에 투표 : 수구적인 세력들이 현 정권을 흠집 내려고 크게 만든 이슈가 첫 번째 조국, 작년에 추미애 갈등 이슈죠.]

[4·7 재·보선, 국민의힘에 투표 : '공정하고 정의롭게 하겠다.' 그걸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이 정부를 만들어냈는데 결국은 자기네들도 별다를 바 없는 거죠.]

여권에선 이번 책 출간으로 또다시 갈등 국면이 재개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민의힘에선 조국 전 장관을 대선 후보로 만드는 게 어떠냐는 의견까지 나왔죠.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친문' 구애를 위한 작전이라고 폄하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조국 띄우기 하기 위해서 그렇게 난리들이시고 조국에 대해서 가족이 수감되시고, '되고'도 아니고 '되시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시는데도 가슴이 아프다, 정말 참 기가 막힙니다. 국민적 정서와 어떻게 이렇게 어긋날까.]

조국 회고록이 발간되는 내일은 원래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주일간의 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물을 발표하는 날이었죠. 취임 한 달을 맞는 2일로 하루 미뤄서 결과 보고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송 대표, 오늘은 서울 여의도에서 점심시간에 직장인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주로 부동산과 코로나, 경제 활성화 관련 대화들이 이뤄졌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저희 민주당이 그동안 자기들의 어젠다에 너무 갇혀 있어서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어젠다에 소홀하지 않았는가, 이에 대한 저희들의 반성적 고찰이 있었습니다. 겸허하게 듣도록 하겠습니다.]

송 대표, 취임 이후 각계각층의 쓴소리를 들었었죠. 특히 2030 청년층의 쓴소리는 매서웠습니다.

[김한미루/21학번 대학생 (지난 17일) : 예전에 친구들끼리 '너 자유한국당 지지하냐?'라고 놀리곤 했었습니다. 오히려 요즘엔 '너 더불어민주당 지지하냐?'가 조롱과 비하의 이야기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하면 다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송영길 호, 아직 이렇다 할 정책 변화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쇄신과 경청을 지향하는 태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요. 당 지지율도 소폭 올랐습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인데요. 국민의힘이 11주째 앞서가고 있지만, 그래도 격차를 조금 줄인 모습입니다.

사실 옆 동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보다 더 강력한 쇄신이 이뤄지고 있죠. 30대, 0선 당 대표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자극을 받은 민주당에서도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읽힙니다. 놀랍다는 반응부터 무섭다는 반응까지, 우리는 왜 이렇게 못 하느냐 하는 부러움 섞인 목소리도 나왔죠.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6일) : 역동적이고 톡톡 튀고 생기발랄한데 저게 얼마 전까지는 우리 당, 민주당의 트레이드 마크였는데 언제 저게 저기로 갔지? 왜 저기서 저러고 있지?]

여권 유력 대선 주자죠, 이재명 지사도 오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인기는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분출한 결과"라고 해석했습니다. "이 후보가 선전했으면 좋겠다. 야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의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는데요. 이 후보와 같은 30대인 민주당 김남국 의원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후보 덕분에 민주당도 청년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당헌 당규 개정을 논의 중이라면서, 선거 마지막까지 건강 잘 챙기라" 한 겁니다. 두 사람은 재보선 직후 2030 소통 문제를 놓고 으르렁거렸던 적도 있는데 정치권의 '세대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받는 모양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조국 회고록 출간에 민주당 혼란…송영길, 민심경청 프로젝트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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