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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① 이식수술 전 '포장 파손'으로 버려진 골반뼈

입력 2019-04-06 20:37 수정 2019-04-08 15:51

인체조직 은행 '관리 소홀'로 파손·폐기된 인체조직 14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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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조직 은행 '관리 소홀'로 파손·폐기된 인체조직 148개


[앵커]

우리 몸에 심장이나 간 같은 장기뿐 아니라 각막과 피부, 뼈, 또 인대 같은 인체조직도 아주 중요한 기증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따로 서약한 이들이 뇌사나 사망에 이르게 되면 이런 조직을 채취해서 필요한 환자에게 전해주게 되는데 중간에서 이런 과정을 잘 맡아서 하라고 2년 전에 정부가 만든 것이 공공조직은행입니다. 기증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환자에게까지 잘 전하는 역할인 것이죠. 하지만 JTBC 취재 결과 오히려 인체조직들이 이곳에서 부실하게 관리돼 못 쓰게 되고, 심지어 오염된 조직이 환자에게 그대로 이식되는 사고까지 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관리 감독할 보건복지부나 식약처는 이런 실태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공공조직은행에 골반뼈 2개를 요청한 것은 지난해 9월 28일입니다.

한 청소년의 골반 이식수술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기증받은 인체조직을 관리하는 조직은행에는 골반뼈가 있었지만 이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적힌 내부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수술 이틀 전인 10월 2일.

조직은행은 보내려고 챙겨놨던 골반뼈 2개의 포장이 파손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밀봉했던 비닐이 찢어진 것입니다.

남아있는 골반뼈에서도 부실한 포장이 발견됐고, 결국 병원에는 1개의 골반뼈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에는 '포장 불량인 3개는 폐기'하기로 했다고 적혀있는데, 공기에 노출돼 오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장이 파손된 인체조직은 이것뿐일까.

JTBC 취재 결과, 손상된 인체조직은 최소 148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이후 조직은행이 자체 조사해서 만든 보고서입니다.

각종 정보가 담긴 라벨이 없어진 것은 41개, 포장이 파손된 것은 74개로 파악했습니다.

'비처리 조직', 그러니까 병원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인 것은 33개로 결국 전량 폐기했습니다.

관리가 소홀해서 어렵게 확보한 인체조직을 못 쓰게 된 것입니다.

조직은행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생긴 사고라고 해명했습니다.

[공공조직은행 관계자 :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인체조직을 보관해야 하는 장비가 냉동고인데 구매를 할 수가 없었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파손 규모뿐만 아니라 해당 사고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상세하게 보고를 받은 적은 없어요. 들은 바가 전혀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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