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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이틀 만의 퇴거…"진실 밝혀질 것" 발언 의도는

입력 2017-03-12 21:05 수정 2017-03-1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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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재의 파면결정이 나온 게 지난 금요일 오전 11시 21분입니다. 이틀 넘도록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시 오늘(12일)도 청와대에서 참모들과 인사만 나누고 대국민 메시지는 없이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사흘 동안 청와대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대통령의 이런 침묵 그리고 사저 앞에 도착해서 내놓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뭔지 정치부 이지은 기자와 함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지은 기자, 사실 퇴거 일정도 지금 많이 변화가 있었죠. 어제는 오늘 오전에 나갈 것이다 그랬다가 계속 바뀌었는데. 오늘 당초 6시 반에 나간다고 그러다가 더 늦어졌는데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이제 지난 10일 헌재의 파면이 결정된 직후에 거처를 옮길 것으로 예상이 됐지만 아무런 입장 발표 없이 계속 청와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 청와대에서도 참모들이 언제 나갈지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고요.

계속해서 퇴거 시간을 놓고도 이런 저런 얘기가 좀 나왔었는데 결국 오늘 저녁에 갑자기 나가는거로 정리가 됐습니다.

출입기자들에게는 6시 정도에 공지가 왔습니다, 6시 반에 나가겠다고.

[앵커]

공식적으로 기자들에게 공지가 된 건 6시, 그전까지는 계속 엇갈리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참모들도 JTBC를 비롯한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를 할 때마다 퇴거 시점이 계속 바뀌었는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일단은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기각을 상당히 기대했다는 것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퇴거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성동 사저의 경호 문제 등이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도배도 새로 해야 하고 보일러도 좀 수리를 해야 하는 등 그런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지은 기자 얘기대로 전혀 인용이 될 부분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배해야 하기 때문에 나가지 못한다는 게 사실 쉽게 이해는 가지 않았던 부분인데. 대통령과 참모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도 참모들하고 사실 대화가 없었던 걸로 잘 알려져 있는데 탄핵 이후에는 얘기가 좀 있었습니까?

[기자]

탄핵 이후 티타임을 하면서 입장을 좀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퇴거에 대한 입장 또 앞서 말씀드린 대로 메시지를 내놓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당시에 대통령이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참모들도 알 수 없다, 잘 모르겠다 이런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결국 참모들이 메시지나 퇴거 문제를 상세하게 물어볼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평소에도 참모들이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의중을 물어보기는 좀 어려웠던 걸로 잘 알려져 있는데 결국 탄핵 이후에도 퇴거시점이나 대국민 메시지 이게 나올지는 참모들이 직접 대통령의 의중을 듣지 못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사저에 들어가면서 오늘 보면 지금 전해지는 얘기죠.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들어갔는데 결국 이런 얘기도 참모들하고는 상의 없이 박 전 대통령이 내놨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잠시 정리를 해 드리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후 6시 30분 정도에 비서실장, 안보실장, 경호실장과 티타임을 했고요. 그다음에 오후 7시경에 녹지원 앞길에서 나와서 직원 500명과 걸어가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7시 20분쯤 청와대를 출발했고 오후 한 7시 37분쯤 삼성동에 도착을 했습니다. 거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도착을 한 뒤에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이 박 전 대통령을 맞았고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서 참모들과 상세히 상의를 한다든가 그런 일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말씀하신 대로 예상외로 밝은 얼굴로 사저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사저에 들어갈 때 저희가 지금 방금 전 민경욱 의원이 전해 온 이야기에 따르면 사저에 들어가면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또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이렇게 민경욱 의원이 전했습니다.

[앵커]

친박계 의원이죠. 민경욱 의원이 사저 앞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들은 얘기가 소임을 다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그러나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건데 결국은 이게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든 간에 인용이든 기각이든 모두가 승복을 해야 된다는 게 언론이라든가 모든 원로들이나 국민들에게서도 나온 얘기인데. 어제 보면 여론조사에서도 92%가 승복한다는 게 나왔지만 결국 대통령은 헌재 선고 내용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 풀이를 할 수가 있겠죠?

[기자]

사실상 탄핵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라는 뜻으로 분석이 되는데요.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헌재 최후변론 진술서의 서면진술에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게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친박계 한 의원 역시 오늘 오전에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민과의 통합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는데요.

[앵커]

친박계 의원이 그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 그런데 없었네요?

[기자]

그런데 결국 승복한다에 대한 메시지는 없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책무를 하지 않은 게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야당 쪽에서는 야당의 주장은 마지막 애국을 헌재의 결정에 대한 승복으로 해야 된다, 이런 주장이, 요구가 있었지만 그 부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봐야 되겠고요.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당장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검찰 수사 때문에 어떻게 보면 헌재의 결정이라는 게 검찰 수사와도 무관치 않기 때문에 메시지를 내지 않는다라는 시각도 있는데 그건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검찰 수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는 우려 때문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했을 수 있다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특검이 적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피의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는 뇌물죄 등을 포함해서 모두 13개입니다.

아직 검찰이 이 혐의 모두를 수사할지 여부는 알 수가 없지만 헌재의 탄핵 사유가 검찰 혐의와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서 이런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하는 게 좀 좋지 않을 것이다라는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제 걱정은 헌재 결정에 대해서 승복을 만약에 안 한 것으로 이게 판단이 최종된다면 어떻게 보면 이게 법적으로 불복이라는 건 불가능하지만 정치적 불복 메시지로 해서 앞으로 계속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정치활동과 검찰 수사를 같이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거든요. 정치적 메시지를 계속해서 낼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뒤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 일부 친박의원들이 정치활동을 빨리 재개하는 게 수사에 더 유리하다, 이런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그리고 이미 박 전 대통령은 직무기간 정지 중에 친박 성향의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서도 지지층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고요. 또 얼마 전에 친박단체에 감사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라는 이 불명예가 따라다니는 데다 지나친 지지층의 결집 그런 노력이 역효과를 불러오는 게 아니냐, 이런 전망도 있습니다.

[앵커]

친박단체들, 친박계 의원들이 오늘 다 모여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는데 지금 민경욱 의원, 친박계 민경욱 의원의 얘기가 들어왔는데요. 잠깐 들어보고 계속 대화를 이어가겠습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이지은 기자가 얘기한 대로네요. 그러니까 민경욱 의원이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서 한 얘기를 했는데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볼까요? 도착시간부터 나눴던 얘기, 간단히 정리를 해 볼까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늘 오후 6시 30분경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그리고 경호실장 각 수석들과 티타임을 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작별인사를 하고.) 그렇습니다.

[앵커]

떠난 시점은 7시 15분쯤이죠? 청와대에서 나온 게.

[기자]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오늘 오후 7시 조금 넘어서 녹지원 앞길에서 나온 비서실 그리고 경호실 직원 등 500여 명과 걸어가면서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후 7시 20분경 청와대를 출발했고 독립문, 삼각지 그리고 반포대교, 영동대로를 거쳐서 7시 37분~40분 이 사이에 삼성동 사저에 도착을 했다고 하고요.

[앵커]

도착해서는 친박계 의원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 부분은 지금 민경욱 의원이 전한 그 내용이죠. (그렇습니다.) 소임을 다 못해서 죄송하다. 그러나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다. 사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이런 내용이 나올 것은 사실 예상을 못했던 내용인데. 강한 검찰 수사 그리고 헌재 선고에 대한 불복 내지는 불만의 메시지다 이렇게 읽히는 부분이고 이 부분은 앞으로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상당히 논란이 예상이 됩니다.

정치부 이지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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