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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주자들, '기본소득' 협공…이재명은 '안심소득' 비판

입력 2021-05-31 19:26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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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이재명 경기지사의 핵심 대선 공약이죠. 기본소득 정책을 놓고 여권 대선주자들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 지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을 비판하며 당 밖에 전선을 쳤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대선 공부에 집중하며 잠행을 이어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만났다는 그런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31일) 나온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윤석열 대 이재명' 양강 구도는 그대로 이어졌지만, 추세는 좀 달랐습니다. 두 사람 모두 지난주보다 지지율이 떨어졌는데요. 반면에 경쟁자들은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0.6%p,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1.7%p 올라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반등한 점도 눈에 띕니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여론에 반영됐다는 평가인데요. 40%대 지지율 회복도 기대볼 수 있을 듯합니다.

40%를 넘보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주자들 입장에선 욕심이 날 수밖에 없겠죠? 특히 '친문계 대표주자는 나다', 이른바 '이재명 대항마'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말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정세균 전 총리의 입이 연일 독해지는 이유기도 한데요. 앞서 '러시아 백신 도입론'에 날을 세웠던 정 전 총리, 이번엔 '기본소득론'을 공격했습니다. 필요하지도, 적절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말입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정세균TV') : 이 지사께서는 동일하게 나눠주되 과세를 통해 형평을 기하자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국민들이 우선 소액이라도 받아보고 효능을 느끼면 증세에 동의해줄 거라는 믿음은 동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재원 문제를 비판한 건데요. 앞서 이낙연 전 대표도 "재원 방안이 없으면 허구다" 지적을 했었죠. 동화, 허구, 결국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이 지사의 성격이라면 반박에 나설 만도 한데, 의외로 조용합니다. 대신 총구를 당 밖으로 돌렸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을 저격하고 나선 겁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이 전 국민 대상이라면, 오 시장의 '안심소득'은 선별 지급이 특징입니다.

[오세훈/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2월 25일 / 화면출처: 유튜브 '오세훈TV') : 안심소득이 훨씬 더 우리 우파의 가치에 맞습니다. 왜냐하면 중위소득 이하의 하후상박으로 가난할수록, 밑으로 내려갈수록 많이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 지사는 '선별'은 '차별'이란 프레임을 들고 나왔습니다. 오 시장에겐 아픈 기억이죠? "선별급식 시즌 2냐" 공세에 나선 겁니다. 오 시장도 "무늬만 기본소득"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저소득층엔 혜택이 적어,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역공을 펼쳤습니다. 재밌는 건 이 지사가 '안심소득'의 재원 문제까지 건드렸다는 건데요. "증세 없이 서울에서 매년 17조 원을 만든다면 '오병이어'의 기적에 가까운 능력이다"라고 말입니다.

[우석진/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도 사실은 재원 마련 대책에 대해서 비판을 세게 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재명 지사가 이것을 제기했다는 것이 사실 약간 놀랍다 이런 거고 예컨대 이재명 지사도 25조 정도가 비용이 드는데 이걸 지출 구조조정하고 그다음에 조세감면을 축소해서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실제 만약에 정부에 들어가시면 이게 쉽진 않을 거예요. 사실.]

일부에선 이 지사에게 다 계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재원 문제를 해결할 '모범답안'을 찾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지사의 '안심소득' 공격이 정치적인 '일타쌍피'를 노린 거란 분석도 있습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당내 대선주자들의 비판, 크게 재원과 효용성을 문제 삼고 있는데요. 결국 보편 지원이냐, 아니면 선별 지원이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광재/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저는 인구소멸지역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적용해보든지, 아니면 청년 세대나 일부 세대에게 투자 차원에서 실험을 해보고 제도를 하는 것이 저는 현실적일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 나라가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거라고 봅니다.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의 문제의식은 우리가 받아들이지만 그걸 전면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이 지사 입장에선 다른 대선주자들의 비판이 오세훈 시장 주장과 똑같다, 프레임을 짤 수도 있겠죠? 오 시장과의 논쟁,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정치권의 관심, 이른바 '이준석 돌풍'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쏠려 있는데요. 데이터 분석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온라인 언급량,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윤석열, 이재명 두 대선 주자를 압도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붉은색 일색입니다. 이 지사 입장에선 국민들의 시선을 끌어올 '노이즈'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관심이 절실한 건 다른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장유유서'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죠? 정작 정세균 전 총리는 "많이 떴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지난 26일 / 화면출처: 유튜브 '박시영TV') : (어제오늘 떴습니다. 장유유서 발언 때문에.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자성어가 나왔어요.) 제가 원래 사자성어 잘 안 쓰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김어준 씨가 예정에 없던 얘기를 확 가지고 나오는 바람에 그래서 제가 좀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근데 이 발언이 꼭 손해라고 보십니까?) 아니 뭐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죠?) 많이 떴습니다.]

세간의 관심이 썩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더 많이 사고를 치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는데요. 5%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지지율, 지금은 무리를 하더라도 승부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싶습니다.

반면, 여론의 관심이 너무 커 환기가 필요한 주자도 있습니다. 바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입니다. 잠행이 길어지자 이젠 지친다는 반응이 쏟아졌죠? 지지율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는데요. 윤 전 총장도 슬슬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 대신 이번엔 정치인을 만났습니다. 검찰 선배이자 어린 시절 동갑내기 친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입니다. 윤 전 총장의 외가가 강릉이죠? 어린 시절, 방학 때면 강릉에서 지내곤 했다는데요. 권 의원이 외가 근처에 살아 함께 놀며 친해졌다는 후문입니다. 이번 만남도 강릉에서 이뤄졌습니다. 윤 전 총장이 외할머니 산소에 성묘를 하러 왔다가, 지역구가 강릉인 권 의원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아는 지인 2명과 식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관심은 윤 전 총장의 대선 도전 여부죠? "무조건 대선에 나와야 한다"는 지인의 말에 윤 전 총장은 "열과 성을 다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답했다고 합니다.

윤 전 총장과 권 의원의 만남, 아무리 친구라고 하지만 이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4·7 재보선이 끝난 뒤, 뉴스룸과 전화 통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었죠?

[JTBC '뉴스룸' (지난달 13일) : 윤 전 총장은 '내가 정치권 인사와 만나게 되면 밥만 먹고 헤어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두 사람이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 만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그 친구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0일) : 여권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은 야권의 중심은 우리 국민의힘입니다. 제1야당.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도 노력하겠지만은 윤석열 전 총장도 만약 정치를 할 생각이 있다면 우리 당을 플랫폼으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아마 나중에 느끼게 될 겁니다.]

이번 만남 직후엔 이런 해석까지 내놨습니다. "윤 전 총장이 4선 중진인 나를 만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 국민의힘과 함께 하지 않고 제3지대에 있을 거라면 나를 보자고 했겠냐"는 겁니다. 결국 윤 전 총장의 행선지, 국민의힘으로 기울었다는 이야기인데요. 다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할 거란 이야기도 들립니다. 당대표 경선 본선에 오른 5명의 후보들. 윤 전 총장은 누굴 염두에 두고 있을까요? 윤 전 총장은 이번 강릉 방문에서 권 의원뿐 아니라, 시민들과도 만나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요. '검사 윤석열'에서 '정치인 윤석열'로의 변신, 예행연습은 확실히 한 듯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오세훈 때린 이재명, 기본소득 띄우기?…권성동 만난 윤석열, 국민의힘 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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