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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에 하얗게 변한 계곡물…폐광지역 주민들 고통

입력 2018-06-28 08:47 수정 2018-06-2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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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가 많이 왔을 때 발생하는 일들이 있죠. 하천의 색깔이 변해버린 폐광 인근 마을이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김도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태백시 국도 38호선 도로변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시뻘건 물이 흘러내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뒤편을 보면요, 도로변 방벽을 따라 이렇게 곳곳이 붉게 물들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흙탕물 같아 보이지만 이렇게 손으로 닦아 보면 녹물이 그대로 묻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물은 도대체 어디서 흘러오는 것인지 지금부터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도로변을 붉게 물들인 것은 27년 전 폐광된 탄광 갱도에서 흘러나온 갱내수 입니다.

비가 내리자 갱내 각종 중금속 물질 성분이 하수관로를 따라 바로 옆 하천으로 흘러갑니다.

[마을 주민 : 그런 물인 줄은 몰랐어요. 그냥 물이 좀 독특하게 색깔이 좀 났다 이런 줄은 알았는데.]

정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일부 주민 반발로 부지도 선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 : 아파트 바로 옆에다 지으면 당연히 반대를 하지 않겠느냐. 그건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다른 데로 선정하자고 그래서 지금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거든요.]

또 다른 폐광의 인근 마을은 계곡에 흰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변했습니다.

25년 전 폐광된 인근의 또 다른 하천에 나와 봤습니다.

흘러내려오는 물 사이로 제가 서 있는 돌 뿐 아니라 주변 돌 들이 모두 이렇게 하얗게 착색 돼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흘러내려오는 물을 한 번 받아서 살펴봤더니요. 물이 뿌옇게 탁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계곡 상류에는 갱구에서 흘러나온 흰색 광석들이 곳곳에서 반짝입니다.

폐광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광산에 물이 차면서 각종 중금속 물질이 마을 하천까지 떠내려 간 것입니다.

수중 생태계도 무너져 더이상 살아있는 생물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금속에 오염된 인근 논밭은 폐기됐고, 토지정화작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홍지혜/한국광해관리공단 수질사업팀장 : 알루미늄 성분이 기준을 초과해서 나오고 있고요. (정화시설) 공사를 하기까지도 부지 매입의 난항 등이나 지연이 있어서…]

강원도 삼척의 한 계곡이 누렇게 변했습니다.

폐광에서 흘러나온 중금속 때문입니다.

폐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중금속 성분의 갱내수가 흘러나오고 있는 계곡 상류입니다.

이곳에서 농업용수를 수십 년간 끌어다 사용했던 주민들에게 수년 전부터 건강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주변 토양도 오염되기 시작했습니다.

나뭇가지로 긁어봤더니 퇴적물이 벗겨지며 원래 바위 색깔이 드러납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2년 전 실시한 건강검사에서 중금속인 비소가 기준치의 최대 140배, 카드뮴은 최대 12배 높게 나왔습니다.

[마을 주민 : 어지러워요. 병원에선 병이 있다는 말을 못 들은 거 같아요. 나가면 냄새가 자꾸 나니까 막 이렇게 어지러워서.]

휴가철을 앞두고 관광객의 2차 오염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

[김동조/마을 주민 : 중금속이 오염된 하천이니까 절대 먹으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그런 걸 안 믿어요. '아 이 사람들이 우리 못 먹게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지.]

폐광 이후 수십년 동안 방치된 중금속 유출 실태, 지역 환경은 물론 주민들까지 병들게 하고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서두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턴기자 : 이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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