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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민정수석 사표…박 대통령 반려할 듯

입력 2016-11-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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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민정수석 사표…박 대통령 반려할 듯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동시에 사의표명을 한 것으로 23일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전환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서 두 사람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장관과 최 수석은 사의를 표명한 것은 지난 21일께다. 검찰이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키로 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로 다음날이다.

당시 청와대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도 없이 검찰이 일방적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격앙된 분위기였다. 검찰 수사가 중립성과 객관성을 어겼다는 비토도 이어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인격살인",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검찰의 성급하고 무리한 수사결과 발표"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검찰에 쏟아낸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였다.

따라서 김 장관과 최 수석의 동반사의 표명은 바로 이같은 문제 인식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은 검찰의 부당한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두 분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 측과 검찰 사이에 조성된 대치 국면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이 대면 조사 없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반발한 박 대통령 측이 검찰 조사 자체를 거부하면서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장관과 사정라인 컨트롤타워인 민정수석의 입장도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 수석의 경우 검사 재직 시절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인물이어서 그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대통령과 검찰이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친정인 검찰과 서로 칼을 겨누는 상황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란 의미다.

최 수석은 지난달 30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대국민담화(11월4일) 며칠 전이었지만 이미 당시부터 대통령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안팎에서는 최 수석을 발탁한 것은 검찰 내부에서의 신망을 감안해 향후 있을 검찰 조사의 칼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 터였다. 강직한 성품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최 수석은 검찰에 압력을 가해야 하는 역할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찰이 박 대통령을 향해 연일 대면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 두 사람의 사표가 검찰에 대한 항의 차원이자 압박용이란 분석도 나온다. 법률 라인의 주요 포스트인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이 동반 사퇴함으로써 김수남 검찰총장에게도 책임을 지고 옷을 벗으란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법무부에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 내용을 일절 보고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김 장관이 강한 불만을 가져 온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다만 두 사람의 사의 표명 의도와는 별개로 박 대통령이 실제로 사표를 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의 공백은 검찰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마지막 끈마저도 놓쳐버리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보좌하는 민정수석의 경우 다음달 중순께부터 본격 수사에 들어가는 특검에 대비해야 할 시점에서 그 공백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법무장관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 등 최소 한 달은 소요되는 임명 절차와 후임자 인사가 거의 불가능한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이 사표를 쉽게 수리할 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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