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사회의 갑질과 을의 목소리를 보도합니다. 유명 가전회사인 쿠쿠의 점주들이 본사에 목소리를 내겠다며 협의회를 만들자 본사는 이렇게 압박했습니다.
[쿠쿠 본사 A팀장 : 단체적으로 연판장을 돌리잖아? 그 새X는 바로 계약 해지했어요.]
한 점주가 "매출이 안 나와서 힘들다"고 하자, "나쁜 쪽으로 머리를 쓰라"며 수리비를 부풀리라는 듯한 말도 했습니다.
먼저 여성국 기자입니다.
[기자]
[쿠쿠 본사 A팀장 : 아, 이 사람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내 성격도 모르고 소장님들 나 못 이겨요]
지난 4월, 쿠쿠 제품을 팔고 수리하는 서비스센터 점주 50여 명이 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수리기사가 다른 회사 제품까지 청소해주는 '홈케어' 서비스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기 위해섭니다.
[이윤호/쿠쿠 점주 : 홈케어를 하게 되면 한 사람을 채용을 하게 되는데 그 월급을 저희들이 별도로 다 줘야 될 사항이 되기 때문에 도저히 안 된다고 보는 거죠]
협의회장을 맡은 이윤호 씨가 본사 팀장을 만나 의견을 전하자 이런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쿠쿠 본사 A팀장 : 이렇게 단체적으로 연판장을 돌리잖아? 그 새X는 바로 계약해지 했어요. 자르려고 하니까…회사와서 무릎 꿇었어요. 한번만 봐달라고. …왜 그런 무리수를 둬요?]
매출이 안나와 어렵다고 호소하자, 수리비를 부풀려 받으라는 듯한 말도 했습니다.
[쿠쿠 본사 A팀장 : 소장(점장)님이 너무 양심적으로 해서 그래요. 머리를 좀 쓰세요. 나쁜 쪽으로 남들 5000원 수리비 받을 때 소장님은 절반 받고. 남들 부품 3개 갈 거를 소장님은 하나 본다는…]
일부 점주들은 협의회를 탈퇴하란 압박도 받았다고도 주장합니다.
[A씨/쿠쿠 점주 : '계속 본사에 일할 수 있냐'고…큰 위압감으로 느껴졌습니다.]
본사와 철저한 '갑을' 관계인 점주들 입장에선 계약을 해지하겠단 '위협'으로 받아들였단 겁니다.
[이윤호/쿠쿠 점주 : 진짜 가슴이 벌렁벌렁했죠.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고]
[김응욱/쿠쿠 점주 :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다보니까 본사 눈치를 안볼 수가 없거든요]
본사 팀장은 "20년간 쌓아온 친분 관계에서 나온 말이고, 발언 전체 맥락을 봐야 한다"면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은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쿠쿠 측은 "팀장 개인 의견이지만 사과한다"면서 "일부 점주가 반대한 '홈케어'는 결국 직영점과 희망매장만 하고 있고, 협의회 활동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영상그래픽 : 이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