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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여자 직업?" 미국에선 더이상 통용 안돼

입력 2012-05-22 07:52

NYT "'핑크칼라' 진출 남성 계속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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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핑크칼라' 진출 남성 계속 늘어나"

미국 휴스턴에 사는 청년 미겔 알키시라(21)는 이른바 '핑크칼라(여성직종)'의 하나로 여겨지는 치과 보조원으로 일한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그는 고용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고졸 남성의 일반적인 진로인 건설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향후 의료분야가 유망하다는 직업 상담사의 조언에 돈을 빌려 8개월간 직업훈련을 받고 나서 일자리를 찾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현재 그가 받는 보수는 시간당 12∼13달러.

치과 보조원이나 위생사의 90%가 여성이란 사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알키시라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본적으로 남자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여성운동가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구호에서 남자와 여자라는 단어의 위치만 바꾼 표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지배해온 직업군에 남자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직업전선에서 성(性)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정적이고 보수도 많은 직종에 대한 여성의 진출이 늘어나는 만큼 '금남(禁男)의 직업'으로 인식됐던 분야로 나아가는 남성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NYT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0∼2010년 남자 일자리 증가분의 3분의 1이 여자들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직종에서 발생했다. 과거 10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남자들이 여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이 기간 여자 일자리 증가분의 3분의 2도 같은 직업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텍사스주(州)의 경우 간호사로 등록한 남자가 배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간호사 가운데 남자의 비율이 기존의 9%에서 12%로 늘었다. 이 지역 공립학교 교사의 23%가 남자인데 1년차 교사 중 남자의 비율은 28%이다. 교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남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남성의 핑크칼라 진출 추세가 인종과 학력, 연령을 점차 초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에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외국계가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비해 지금은 이들 분야에서 일하는 남성의 3분의 1 이상이 학사학위를 갖고 있다. 은행 출납창구나 식당의 웨이터로 일하는 남성의 비율도 10년간 3분의 2에서 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기침체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삶의 질이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 전통적 직업관의 붕괴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다는게 전문가 집단의 설명이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의 경제 이동성 프로젝트' 보고서에서 미국인들이 수년간의 경제적 고통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낙관론을 갖고 있다며 "다만 지금의 아메리칸 드림은 초호화 주택이나 고급 승용차가 아닌 주거용 집과 학사 학위, 재정적 안정, 외식할 정도의 여유 등으로 정의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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