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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시간 기다려져요" 초등학교 이색 밥상머리 교육

입력 2015-08-27 10:04 수정 2015-08-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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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에서 밥을 먹는 시간에도 수업이 계속된다면 밥맛이 떨어지겠죠. 그런데 이런 교육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교육을 받기 위해 급식시간을 기다린다는 조금은 독특한 아이들을 만나봤습니다.

오늘의 힐링 뉴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

방학을 마친 학생들이 종종걸음으로 새학기 첫 등교에 나섭니다.

오랜만에 맞는 오전 수업시간은 다소 어수선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박정빈/서울상일초등학교 3학년 :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이 언제에요?) 급식시간이요.]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학교 조리실에선 바쁜 손놀림이 이어집니다.

썰고, 데치고, 뿌리기를 반복.

오늘 메뉴는 5색의 식재료로 만들어진 탕평채입니다.

[이애경 영양교사/서울상일초등학교 : (탕평채는) 옛 임금이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는 탕평책을 논하는 자리에 올랐던 음식입니다. 새 학기를 시작하며 우리 학생들이 이런 인재가 되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드디어 점심시간.

준비된 음식을 교실로 나르는 동안 교실에서는 메뉴에 대한 의미 교육이 한창입니다.

[이종춘 교사/서울상일초등학교 : 탕평채라는 음식은 1분단에서 한 명, 2분단에서 한 명, 3분단에서 한 명 이렇게 골고루 인재를 등용하는 것을 의미해요]

급식을 통해 이뤄지는 밥상머리 교육은 매일 반복됩니다.

한식날에는 불을 사용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유래를 설명하며 고사리, 도라지 나물이 나왔고, 11월11일엔 유명 과자 대신 가래떡을 올려 농림부가 정한 농업인의 날임을 알렸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4월 28일에는 당시 식문화를 반영해 고추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반찬들로 채워집니다.

이렇게 지난 한해 올린 메뉴를 종류별로 모아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김명수 교장/서울상일초등학교 : 요즘같이 인성교육이 강조되는 시기에 공교육 현장에서 지식뿐만 아니라 급식을 통한 밥상머리 교육도 소중하다는 것이 우리 학교 생각입니다.]

학부모들 반응도 뜨겁습니다.

[김혜경/서울 고덕동 : 엄마 입장에서는 집에서 가르치지 못하는 것들을 학교에서 알아서 오는 게 유익한 거 같더라고요.]

자칫 성적만 강조되며 삭막해질 수 있는 학교 현장.

하지만 밥과 함께 지식을 먹는 아이들의 모습은 해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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