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탐사플러스] "기존 틀에 덧붙여…" '수상한' 환경영향평가

입력 2015-02-04 21:32 수정 2015-02-04 22:2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학교 주변의 땅이 사유지라 할지라도 맘대로 공사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개발이 가능한 곳인지를 판단하는 절차가 바로 환경영향평가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이 환경영향평가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믿음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요?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에 있는 초등학교 앞산에는 중소기업 연구소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15톤 트럭이 800번을 드나들어야 할 정도의 공사입니다.

이곳에선 콘크리트 계면활성제의 화학 반응을 연구할 예정입니다.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윤정미/학부모 : 애들한테 유해한 시설이 없어서 거의 밖으로 나와서 다른 지역하고 다르게 몸으로 놀 수 있는 아파트여서 솔직히 일부러 찾아온 겁니다.]

해당 업체에서는 안전한 물질을 다루며 주민 설명회도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시청 역시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용인시청 관계자 : 도시관리계획시설의 결정 설치에 관한 기준이 있어요. 거기 보면 이것(해당연구소)도 하나의 기반 시설이거든요.]

환경단체의 얘기는 다릅니다. 공사 허가에 필수적인 환경영향평가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환경평가서에 해당 숲은 20년 미만 나무가 97%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산지 정보 공시에 따르면 해당 숲은 31년에서 40년생 나무가 절반이 넘습니다.

[이정현/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 : 참나무가 들어와 있는 숲인데, 기본적으로 80년 이상 된 산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일부 벌채된 나무 둥치의 나이테를 세 봤습니다.

[엄태원 교수/상지대 산림과학과 : 한 이 정도까지 이십 년. 그 이후에 이 정도 더 자랐고요. 바깥쪽으로 갈수록 나이테가 촘촘해지거든요. 이것만 해도 30년이 넘은 나무입니다.]

숲은 사유지라도 수십 년 된 나무가 많고 경사가 급할 경우 함부로 개발할 수 없습니다.

해당 업체에서는 수령뿐만 아니라 나무의 종류나 주변 환경을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엄태원 교수/상지대 산림과학과 : (환경영향평가가 잘못된 경우가 있나요?) 정말 많이 있습니다. 기존에 만들었던 틀에다가 덧붙여 엎는 경우들.]

학교 주변 전체를 아우르는 구역 종합환경평가도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희정 교수/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 총량규제, 외국 같으면 성능규제라고 하는데 1개는 문제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10개, 20개가 돼서 문제가 되면 그걸 체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산권 실현과 교육 환경 보호. 부쩍 충돌이 심한 두 가치 사이에 타협점 모색을 위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관련기사

[탐사플러스] 반값등록금은 언제쯤?…대학 가서 '대출'을 배운다 [탐사플러스] 제2의 '세월호' 곳곳에…사고 부르는 노후선박들 [탐사플러스] 낱개보다 비싼 1+1 상품…대형마트 눈속임 [탐사플러스] '취업컨설팅 200만원'…취준생 등치는 상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