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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사행동 보류 지시…북, 대남확성기 모두 철거

입력 2020-06-24 17:5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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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 압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예고한 군사행동 계획을 일단 보류하라는 지시인데요. 지시가 나온 후 최전방 지역에서는 확성기가 철거되기 시작했고, 노동신문 등 매체에서는 대남 비난 기사가 사라졌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요.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일촉즉발의 남북관계, 특히 '폭주'에 가깝던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남 공세에 오빠 김정은 위원장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화상으로 진행된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음성대역) : 예비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하였다]

철회가 아닌 보류지만 일단 브레이크는 걸렸습니다. 북한은 앞선 4일 김여정의 경고 담화 이후 9일 남북 연락선 차단,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17일 총참모부의 4대 군사행동 계획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죠.

[조선중앙TV (지난 17일) : 접경 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들을 재개하게 될 것이다. 전 전선에서 대남삐라 살포에 유리한 지역·구역들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들의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하며 빈틈없는 안전대책을 세울 것이다.]

문 대통령 얼굴이 찍힌 대남 삐라를 만들고, 접경지역엔 확성기 장비를 다시 설치해 '행동 개시' 시점을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지시가 나온 지 반나절 만에 이 시설을 다시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군사적 긴장감을 더 끌어올리지 않고 일단 숨 고르기를 하겠단 뜻으로 보입니다.

또, 대외선전매체에 실린 대남 비방 기사 여러 건이 일시에 삭제됐습니다. 저도 참 제 입으로 전하기 뭣했던 내용들 '아수라 무리에 철추를 내린다', '선임자보다 더한 대통령', '국수를 처먹는다' 등등 20건이 넘는 기사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여상기/통일부 대변인 : 예, 저희도 올렸다가 삭제된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삭제한 의도나 배경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분석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전례가 있었나요? 기사를 올렸다가 삭제한 전례라던가.) 지금 제가 답변드릴 내용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요. 다시 한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일 북측의 보도를 보았고 이 보도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겠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여러 해석이 나오는데요. 우선 더 이상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막고, 자신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확성기 심리전까진 가지 않겠단 의도가 있을 겁니다. 해군 항공모함 서태평양에 배치하고, 전략폭격기 B-52 편대가 동해까지 진출하는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게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죠.

큰 틀에서는 두 남매의 의도적 치고 빠지기라는 해석도 있는데요. 동생인 김여정이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고 가는 '배드 캅' 역할을 맡고, 이어 김 위원장은 언제든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굿 캅' 역할을 맡았단 겁니다. 그래야 향후 관계복원을 꾀할 때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나 회담도 하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온 건 지난 7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후 16일 만입니다. 당시 정치국 회의에서도 오직 '경제' 이슈만 언급했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지난 22일) : 백두혈통이라고 부르는 자기네들 그런 어떤 용어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그런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면서 실질적인 그런 어떤 2인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은 왜 김여정을 내세워서 이런 행동을 할까?]

[정경두/국방부 장관 (지난 22일) : 실질적인 악역은 밑에서 담당을 하고 나중에 최종적인 남북관계 개선이나 어떤 북·미관계 개선이나 어떤 정책적인 변화가 올 때는 위원장의 이름으로 해서 그 위상을 더 확고히 하겠다 뭐 그런 부분이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여야의 분석도 엇갈립니다. 민주당은 북한의 '보류 조치'를 환영하는 동시에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남북관계를 새로 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남북의 정부와 국민 모두 인내심과 서로를 존중하는 지속적인 대화, 적극적인 교류 협력을 통해서만 종국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조치 보류를 저희 당은 환영합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단순한 어떠한 희망사항에 따라서 지난 3년을 소위 허비하지 않았나 하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단순하게 무슨 한민족이라고 하는 이런 소위 감상적인 사고를 가지고는 남북문제의 기본적인 소위 틀을 제대로 짤 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이 총참모부의 군사 계획을 '기각'한 게 아니라 '보류'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승인이 떨어지는 순간 언제든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앙군사위 '본회의'에 상정할 주요 군사 정책 토의안을 심의했다"고 밝힌 만큼 추가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요. 이날 예비회의에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져온 이병철의 참석사실을 공개한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들어가서 조금 더 분석해보죠.

오늘(24일)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김정은, 군사행동 보류 지시…확성기·비난 기사 없애는 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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